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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캄보디아, 이틀째 교전…"국경 여러 곳서 포격·총격 재개"

태국-캄보디아, 이틀째 교전…"국경 여러 곳서 포격·총격 재개"
▲ 24일(현지시간) 캄보디아군이 러시아산 BM-21 다연장로켓포를 태국 쪽을 향해 발사하는 장면.

국경 분쟁 중인 태국과 캄보디아의 교전에 따른 태국인 사망자가 1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양국이 25일(현지시간) 교전을 재개했습니다.

AFP·AP 통신에 따르면 태국군은 이날 아침 양국 국경 여러 지역에서 교전이 벌어졌다고 밝혔습니다.

국경 일부를 관할하는 태국 제2군사령부는 소셜미디어에 국경 지대 이동을 자제할 것을 국민들에게 권고했습니다.

전날 첫 교전이 벌어진 캄보디아 북서부 우다르미언쩨이주의 따 모안 톰 사원 근처에서 이날 아침 전투가 시작됐다고 현지 관리가 말했습니다.

국경에서 약 20㎞ 떨어진 우다르미언쩨이주의 삼라옹 마을에서는 아침에 포격 소리가 들리자 일부 주민들이 급히 피난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불교 사찰로 대피하던 한 현지 주민은 AFP에 "국경과 매우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데 아침 6시쯤 다시 총격이 시작돼 매우 두렵다"면서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또 캄보디아 군인들이 서둘러 다연장로켓포를 몰아 국경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앞서 전날 양국 군대는 국경 지대 6곳에서 소총과 로켓포, 전차 등 중화기를 동원해 전투를 벌였습니다.

태국 공중보건부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태국 민간인 13명과 군인 1명 등 모두 14명이 사망하고 민간인 32명과 군인 14명 등 46명이 부상했습니다.

태국 측은 캄보디아군이 러시아산 BM-21 다연장로켓포로 민간인 지역을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태국 동부 시사껫주의 주유소가 로켓포에 피격돼 불길에 휩싸이면서 주유소 내 편의점에 있던 학생 등 민간인 6명이 숨졌습니다.

태국 당국은 양국 국경에서 50㎞ 이내 구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려 4개 주에서 10만 명 이상이 임시대피소 약 300곳으로 대피했다고 태국 내무부가 전했습니다.

캄보디아에서도 전날 교전으로 민간인 최소 4명이 부상하고 국경 지대 주민 4천여 명이 대피소로 피난했다고 우다르미언쩨이주 관리가 밝혔습니다.

이는 캄보디아 측 인명 피해가 알려진 첫 사례입니다.

태국 총리 권한대행인 품탐 웨차야차이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은 전날 캄보디아군이 "분쟁 지역 밖에서 명확한 표적 없이 중화기를 사용한 것은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평화적 수단을 고수하고 있으며 (양국 간)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캄보디아와 대화는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니꼰뎃 발란꾸라 태국 외교부 대변인은 "캄보디아가 무력 침략과 태국 주권 침해를 지속할 경우 자위적 조치를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가 속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올해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양국 정상들과 통화했으며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태국 동맹국인 미국의 토미 피곳 국무부 부대변인도 "적대 행위의 즉각적인 중단, 민간인 보호,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미국 동부시간 25일 오후 3시에 긴급회의를 개최해 양국 교전 사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번 회의는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의 요청으로 열립니다.

(사진=방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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