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9월 유엔 총회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G7 중 처음

프랑스가 오는 9월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방 주요국 중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건 프랑스가 처음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중동의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에 대한 프랑스의 역사적 헌신에 따라, 프랑스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로 했다"며 "9월 유엔총회에서 이를 엄숙히 발표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는 이어 "오늘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종식시키고 민간인들에게 구호품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보낸 서한도 공개했습니다.

서한에는 프랑스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다른 파트너 국가들도 동참하도록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현재 여러 나라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만, 미국과 가까운 나라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뉴욕타임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깜짝 발표를 한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으로 프랑스는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주요 7개국 중 최초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는 유럽에서 가장 큰 유대인 및 무슬림 공동체가 있는 곳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첫 주요 서방 국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소규모 국가들이 주도해왔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움직임에 더 큰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마크롱 대통령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런 조치는 테러를 부추기고 가자지구처럼 또다른 이란의 대리세력을 만들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런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것은 이스라엘 몰살을 위한 발판일 뿐,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 나란히 국가를 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대신 국가를 세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지난 몇 달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주권 국가로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띄우며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원한다는 의견을 밝혀왔습니다.

프랑스는 6월 유엔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두 국가 해법을 위한 국제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압력과 '12일 전쟁'의 시작이 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등으로 연기됐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표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심기도 불편하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지난 6월 각국 정부에 보낸 외교 전문에서 팔레스타인을 잠재적인 국가로 인정하는 모든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마크롱 대통령의 결정을 반겼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자기결정권과 독립 국가 설립에 대한 국제사회의 합의를 재확인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마스는 "긍정적인 조치"라며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프랑스의 모범을 따르길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