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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 누수에 백태까지…오산 옹벽붕괴 2년전부터 '경고음'

균열 · 누수에 백태까지…오산 옹벽붕괴 2년전부터 '경고음'
▲ 오산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

지난 16일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기 오산 고가도로의 옹벽에 2년여 전부터 균열이나 누수, 백태 등의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제(24일)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충남 천안시갑)에 따르면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에 대해 도로 개통(2023년 9월) 4개월 전인 2023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2번의 정밀안전점검과 3번의 정기안전점검이 이뤄졌습니다.

이들 5번의 점검에서 안전등급은 모두 '양호'(B등급)로 나왔으나, 주요 진단 내용에서는 보수가 필요한 다수의 지적 사항이 발견됐습니다.

도로 개통 직전인 2023년 5월부터 6월까지 이뤄진 정밀안전점검에서는 블록균열과 파손, 누수흔적, 백태, 균열 등이 나타났습니다.

당시 점검 용역보고서의 종합결론 부분을 보면 흙을 쌓아 올린 뒤 벽면을 보강재로 마감한 보강토 옹벽과 관련 '시공 이음부를 통해 누수가 발생하고, 옹벽 전면부를 통해 흘러내리며 표면 열화가 발생했다. 동절기에는 누수의 결빙으로 인해 재료 분리 및 콘크리트가 국부적으로 탈락한 상태로 조사됐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후의 정기안전점검에서도 비슷한 지적 사항이 나오다가 가장 최근인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진행한 정밀안전점검에서 역시 블록균열과 파손, 누수흔적, 백태, 균열 등 동일한 점걸 결과가 도출됐습니다.

특히 옹벽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L형 옹벽'에서는 철근 노출이나 방호벽 이격 등의 손상이 발견됐습니다.

종합결론 부분의 유지 관리 시 특별한 관리가 요구되는 사항에서는 '배수로 준설, 층분리, 철근노출 등에 대한 보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보강토 옹벽에 발생한 배부름 손상에 대해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옹벽의 안전등급은 양호한 것으로 나왔지만, 5차례에 걸친 점검에서 위험 경고가 꾸준했던 데다 지적 사항이 매번 유사했던 만큼, 보수·정비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옹벽은 한번 지으면 내부 구조를 점검하기 어려워 외관상 문제가 있는지 꼼꼼히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손상이 여러 차례에 걸쳐 감지됐음에도 적절한 조처가 없었던 것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전등급은 안전점검을 맡은 책임기술자의 주관적 견해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아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된다"며 "안전등급을 떠나 현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면밀히 살피고 신속히 대응해야 유사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붕괴한 옹벽은 서부우회도로(오산 시도1호선) 중 가장교차로 부근 도로를 받치고 있습니다.

서부우회로는 현대건설이 2006~2012년 시공한 양산~가장 구간(4.9㎞)과 대우조선해양이 2016~2023년 시공한 가장~두곡 구간(3.3㎞)이 연결된 4~6차로의 도로입니다.

현대건설이 2011년 12월 준공한 옹벽 위에 대우조선해양이 상부를 덮는 방식으로 공사했으며, 이 중첩 구간 준공 이후인 2023년 9월 서부우회로 전 구간이 개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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