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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만에 두 차례 땅 꺼짐 발생…'날림 복구'가 원인?

<앵커>

어제(23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 공사장 인근에서 2.5m 깊이의 땅 꺼짐이 생기면서 주민 35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반나절 만에 두 차례나 땅 꺼짐이 발생한 건데, 1차 사고 때 제대로 복구를 하지 않아서 사고가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봇대가 기울어지고 하수관이 보일 정도로 땅바닥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어제저녁 7시 반쯤, 동 복합청사를 짓는 공사 현장 바로 옆 골목에서 깊이 2.5m에 달하는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이 사고로 근처 주민 35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문제는 같은 사고가 반나절 만에 반복됐다는 점입니다.

오전에 발견된 1차 땅 꺼짐 현장을 복구한 지 불과 5시간 만에 더 큰 규모의 사고가 일어난 겁니다.

1차 사고 때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서둘러 복구를 마치는 바람에 2차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조원철/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물리 탐사를 해서 어느 지점에서 구멍이 생겨 있는지를 찾아내야 해요. 위에만 흙 부어서 처리한 거예요. 같은 지점에서 하루 사이에 그렇게 터질 수가….]

사고 장소 바로 옆 다세대 주택은 기울어지거나 벽면 곳곳에 금이 가 있는 상황.

[사고 장소 인근 주민 : 그동안 주민들 죽을 뻔했어요. 벽 다 갈라지고 문 틀어지고 해도 와서 점검만 해가고. 울고불고 난리가 나고 집 무너진다고….]

앞서 주민들은 수차례 전조 증상을 신고했습니다.

관할 동대문구는 2주 전 사고 장소 일대 지하 탐지 조사를 벌였지만, 위험 요소를 찾지 못했습니다.

[조원철/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것은 깊이 2m까지밖에 못 봐요. 문제는 그 밑에서 일어난 거죠. 2m 갖고는 어림도 없다는 얘기예요.]

반복되는 땅 꺼짐 사고를 예방하려면 정확한 원인 파악과 함께 공사장 주변 지하 안전을 점검하는 영향 평가 횟수를 늘리는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조무환, 디자인 : 방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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