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남 나주의 한 공장에서 이주노동자를 벽돌 더미에 꽁꽁 묶은 뒤, 지게차로 들어 올려 끌고 다니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당시 50대 한국인 남성이 지게차를 몰았고, 주변에서 다른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이런 식의 괴롭힘을 반복적으로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KBC 김미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게차 운전자 : 잘못했어? '잘못했어' 해야지.]
비닐랩에 벽돌과 함께 결박된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A 씨가 지게차에 매달려 공중을 떠다닙니다.
지난 2월, 전남 나주의 한 벽돌 공장에서 이주노동자인 A 씨를 지게차에 매달아 5분가량 끌고 다닌 지게차 운전자는 50대 한국인 노동자였습니다.
자신이 다른 이주노동자에게 벽돌 포장 방법을 가르치는데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A 씨가 이 광경을 보고 웃었다는 게 괴롭힘의 이유였습니다.
이후에도 이주노동자 A 씨는 직장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다 결국 폭로를 결심했습니다.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 마음이 너무 다쳤어요.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쉬는 날에 몸이 안 좋으니까 제가 병원 갔어요. 근육이 너무 아프니까.]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 20여 개 단체는 오늘(24일) 나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벌칙이나 장난으로 포장될 수 없는 명백한 인권 침해'로 규정하며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송영진/건설노조 광주전남건설지부 사회연대부장 : 함께 일하는 노동자가 아닌 기계처럼 우리 곁에 이웃이 아닌 동물처럼 이주 노동자를 인식하는 문제가 이번 참사 후로 드러난 것이다.]
이주노동자가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본 동료 가운데 일부는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웃기도 했습니다.
문제의 공장에는 24명이 근무하고 있고, 7명은 한국인, 나머지는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이주노동자 단체는 영상으로 확인한 다수의 가해자를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C 김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