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가운데 관세 협상을 위해 나흘 전 미국으로 떠났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협상 상대인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관세에 여러 가지를 묶어서 협상하려던 우리의 이른바 '패키지딜' 전략이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나흘간 방미 일정을 마치고 오늘(24일) 저녁 귀국했습니다.
대미 협상 결과는 추후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위성락/국가안보실장 : 앞으로 경제부처 관료들이 세부 협상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협상은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 실장은 귀국 직전 서면 브리핑에서는 방미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협의하기 위해 현지 시간으로 지난 21일 백악관을 방문했지만, 면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루비오 장관을 긴급 호출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의 회의가 길어지면서 대면 협상은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위 실장은 대신 앤디 베이커 국가안보부보좌관 등과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루비오 장관과는 추후 유선으로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면 협상의 불발은 협상 난항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협상 전략은 관세뿐 아니라 투자, 방위비 등 여러 의제를 묶는 '패키지딜'.
미국 무역대표부는 비관세 장벽을, 상무부는 미국 내 투자를, 국무부는 방위비 등을 각각 다루는 터라 협상의 전선이 너무 넓다는 게 '패키지딜' 전략의 이유로 꼽힙니다.
조선·자동차 분야 대미 투자, 방위비 분담 문제 등이 우리가 미국에 줄 수 있다고 준비한 카드라면, 유전자변형 감자의 수입 승인이나 구글·애플 등을 압박하는 국내 온라인플랫폼법의 입법을 늦추는 건, 미국 요구에 따라 협상의 바구니에 함께 넣어진 이슈입니다.
반면, 쌀 시장 개방이나 소고기 수입 제한 철폐는 방미 전, '최대한 차단'으로 방침을 세웠던 걸로 파악됩니다.
다음 주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으로 가 루비오 장관을 만날 가능성이 큰 걸로 전해졌는데, 정부는 관세 협상 시한인 다음 달 1일까지 협상을 이어가되, 시한을 넘기게 돼 미국이 25%의 상호관세를 밀어붙이는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도 함께 준비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하륭,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