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홍준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K-컬처의 뿌리인 한국 미술을 소개하는 '한국미술 5천 년' 전시를 세계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무료로 선보이는 상설 전시 유료화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어렵다"면서도 어느 시점에서는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유 관장은 취임한 지 사흘 만인 오늘(24일) 서울 용산구 박물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 세계에 K-문화 강국의 실체와 저력을 보여주는 전시"를 기획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국미술 5천 년'은 과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연 전시입니다.
박물관은 1979 년 5월부터 1981 년 10월까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보스턴, 뉴욕, 워싱턴 등지에서 전시를 선보였고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소개했습니다.
유 관장은 이를 언급하며 "45 년 전에 열린 '한국미술 5천 년' 전시는 한국미술이 서구권에서 인정받게 되는 큰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K-컬처의 뿌리로서 한국미술을 체계적으로, 대규모로 보여주는"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블록버스터급"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상대 박물관 또는 미술관과 (전시) 스케줄을 협의하려면 2∼3 년 후에 열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유 관장은 "이 전시만 제대로 하면 관장으로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서도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날 유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자신했습니다.
그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바티칸 박물관 등 세계 10대 박물관과 규모와 관람객 측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국립중앙박물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은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심장"이라고 힘줘 말했습니다.
유 관장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연간 관람객이 400만 명에 달하지만, 식당, 주차시설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아쉬움도 나타냈습니다.
유 관장은 박물관 상설 전시를 유료로 전환할지 묻는 말에는 "이미 무료가 된 상황에서 입장료를 받게 되면 국민적 저항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국민적 동의를 받아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전제하면서 "어느 시점에 가서는 (유료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청장 시절 경복궁 입장료를 1천 원에서 3천 원으로 올린 일을 거론하며 "행정 사상 신화와 같은 이야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유 관장은 간담회에서 관장직을 맡게 된 것을 '소임'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과 요구에 답하고자 관장직을 수락했다"며 "나로서는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보다 더 중요하고 내 능력에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글로 서술한 한국 미술사 책으로 독자들과 만나는 일에서, 유물로 이야기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를 통해 국민과 만나는 일로 나아갈 것"이라며 "67학번의 마지막 인생을 여기에 쏟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