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마구 뿜어져 나옵니다.
급히 소화기를 찾아 불을 꺼보려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안 꺼져요 이걸로.]
소방 당국이 도착하기 전까지, 주민 대피가 절실한 상황.
현장에 출동한 수원남부경찰서 산남지구대 정지훈 경사는, 연기로 가득 찬 아파트 복도를 뛰어다니며 세대 문을 두드려 화재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런 노력 끝에 다행히 주민 65명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정 경사가 현장에 출동한 건 새벽 4시 45분쯤.
신호 대기 중 하늘에서 벽돌이 날아왔다는 신고를 받고서였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선 벽돌이 날아온 곳으로 가 보니, 재떨이 위에 놓인 빗자루에 불이 붙어 있었고, 누군가 얼굴을 가린 채 도주했다는 신고자의 또 다른 말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불은 1층 세대 전체로 커졌습니다.
[정지훈 경사 / 수원남부경찰서 산남지구대 : (신고자 진술을 듣고) 올라갔습니다 아파트 확인하러. 그런데 이미 불이 나 있는 상태였고요.]
경찰은 아파트 CCTV 영상을 분석해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 씨를 방화치상 및 재물손괴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A 씨는 사건 당일 새벽 술에 취해 아파트 흡연장에서 도로변으로 벽돌을 던지다, 1층 세대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쳐다보자 눈빛이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불까지 지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의 범행으로 차량 2대가 벽돌에 의해 훼손됐고, 아파트 주민 4명이 연기를 흡입하고, 1명이 불을 피해 베란다에서 지상으로 뛰어내리다 발등에 골절상을 입었습니다.
경찰은 A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 취재: 정혜경 / 영상편집: 이승진 / 자료제공: 경기남부경찰청 / 디자인: 백지혜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