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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수사' 송경호·'윤 기소' 박세현…검찰 간부 줄사표

'대장동 수사' 송경호·'윤 기소' 박세현…검찰 간부 줄사표
▲ 검찰 로고

이재명 정부 첫 검찰 고위급 인사를 앞둔 오늘(24일) 검찰 내부망에는 사의를 표명한 전국 지검장·고검장과 대검찰청 부장(검사장급) 등 주요 검찰 간부들의 사직 인사가 잇따랐습니다.

윤석열 정부 첫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이재명 대통령 관련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송경호(사법연수원 29기) 부산고검장은 오늘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중대한 전환점에서 여러분이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흔들림 없는 사명감으로 국민적 신뢰를 굳건히 회복해 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송 고검장은 "최근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아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성찰과 변화의 물결 속에서 형사사법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검찰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조만간 형사사법 시스템 개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생명, 신체 보호와 직결된 형사사법 절차는 오직 국민의 편익 증진과 범죄에 대한 국가적 대응력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송 고검장은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첫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돼 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의혹 사건 등의 수사를 지휘했으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검찰청사로 소환해 조사하려고 시도하다 작년 5월 부산고검장으로 '좌천성 승진' 발령됐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수사를 위한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윤 전 대통령을 내란 등 혐의로 기소했던 박세현(29기) 서울고검장도 오늘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박 고검장은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 인사글에서 "최근 몇 년간 우리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형사사법 시스템의 실상을 직접 겪었고, 비상계엄 수사 과정에서는 그런 문제가 집중적으로 불거져 지켜보는 국민들을 한숨짓게 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도 변경에 대한 평가도, 개선 논의도 과연 국민의 권익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지의 관점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고검장은 "국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제대로 작동되는 제도, 믿을 수 있는 형사사법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해 우리 구성원들의 땀과 눈물이 어린 고민과 노력, 그동안의 생생한 경험들이 충분히 반영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고검장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대검 국제협력단장, 서울중앙지검 전문공보관 등을 거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대검 형사부장과 서울동부지검장을 역임한 뒤 서울고검장에 임명됐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중앙지검 4차장으로 보임돼 송 고검장과 함께 대장동·백현동 수사를 이끌었던 고형곤(31기) 수원고검 차장검사(검사장)도 오늘 이프로스 글을 통해 사직 의사를 밝혔습니다.

고 차장은 "모두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사직 인사를 드리게 돼 송구한 마음이 그지없다"며 "다만 누구보다도 검찰 구성원들의 훌륭함과 저력을 잘 알기에 지금 이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지키는 국민을 위한 검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고 차장은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되새기며 힘을 얻는 글귀가 있다"며 성리학의 대가 주자가 선대 유학자들의 성과를 집대성한 책 '근사록'의 "가난, 고난과 근심, 걱정은 그대를 옥처럼 완성한다"는 문구를 소개했습니다.

정영학(29기) 부산지검장도 사직 인사글을 올리고 "검사의 일은 과분하고 힘들었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다루는 일은 자신을 소모하지 않고는 하기 어렵다"며 "쉽지 않은 일들이 있었지만 선후배·동료 덕에 가파른 고개를 넘고 깊은 골짜기를 건넜다"고 소회를 전했습니다.

정 지검장은 '영원한 별들이 얼마나 찬란하게 빛나는지 알려면, 먼저 어두워져야 한다'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에세이 속 구절을 인용하며 "언제나 검찰을 응원한다"고 적었습니다.

대검 검사장급 참모진 중에서도 가장 선임인 전무곤(31기) 대검 기획조정부장도 오늘 사직인사를 올리고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매 순간 검찰의 철학과 가치를 지키려고 노력했다"며 "제 청춘을 바친 검찰이, 제 평생 사랑했던 검찰이 더 잘 되기만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의 힘은 평검사들에게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힘내시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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