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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이 게임 하는 것 보고…" 게임 역사를 뒤흔든 '사내기업가' [스프]

[트렌드 언박싱] 신사업 발굴 수단으로 진화하는 사내벤처 (글 : 강신형 충남대 교수)

벤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내기업가의 열정이 일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2025년 5월 소니(Sony)의 실적발표에서 가장 눈에 띈 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 실적이었다. 소니 전체 매출이 12조 9,500억 엔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으나 플레이스테이션 부문은 4조 6,700억 엔으로 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148억 엔으로 전년보다 43% 증가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소니 전체 매출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등 명실상부한 소니의 대표 사업이다.

TV 제조사로 알려진 소니가 80년대 후반 게임 산업에 뛰어든 것은 소니 엔지니어인 쿠타라기 켄 같은 사내기업가(intrapreneur)가 있었기 때문이다. 쿠타라기 켄은 딸이 닌텐도 패미컴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업무 외 시간에 게임기의 사운드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디지털 사운드 칩을 개발했다. 쿠타라기는 닌텐도와 접촉해 슈퍼패미컴용 SPC-700 사운드 프로세서 공급 계약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사내 반발과 해고 위기까지 겪었지만, 오오가 노리오 사장의 결단으로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수 있었다.

이후 닌텐도와 소니는 1988년부터 슈퍼패미컴용 CD-ROM 추가장치를 공동으로 개발했으나, 1991년 닌텐도가 소니와의 협력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필립스와 손을 잡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소니는 게임 콘솔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오오가 사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쿠타라기가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소니는 게임 개발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여러 게임 개발사를 접촉하고 끌어들이며 협력했다. 마침내 소니는 1994년 12월 일본, 1995년 미국과 유럽에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을 정식 출시했다. 저렴한 가격, 방대한 게임 라인업, 그리고 성인 타깃 마케팅 전략으로 기존 게임 시장을 완전히 뒤흔들었다.[1]
플스

사내기업가(intrapreneur)는 창업가(entrepreneur)처럼 행동하는 사내 직원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조직 내에서 혁신 창출을 주도한다.[2] 자원 부족에도 기회를 추구하는 창업가와 달리 사내기업가는 조직의 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외에도 아마존의 프라임 멤버십, 구글의 지메일, 3M의 포스트잇 등 우리가 아는 기업의 혁신이나 신사업은 최고경영자의 혜안에 의해 시작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사내기업가의 아이디어와 헌신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처럼 직원들이 조직 내에서 창업가처럼 일하도록 독려하면, 조직은 직원들의 창의성과 자발성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사내기업가를 발굴하고 이들이 새로운 기회를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내벤처 제도의 국내 도입과 발전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벤처 붐이 불러온 사내벤처 바람
우리나라에서 사내기업가를 가장 많이 양산한 기업은 메디슨이다. 메디슨은 1985년 KAIST 전자공학박사인 고 이민화 회장이 창업한 회사로 3차원 초음파진단기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화제가 됐다. 고 이민화 회장은 "기업도 끊임없는 자기증식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메디슨의 1호 사내벤처는 1992년 김진태 사장이 발족한 마이다스(MIDAS) 사업부다. 1994년 메디다스(현 유비케어)로 분사해 국내 의료정보시스템 시장을 선도하는 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메디슨 출신의 창업이 줄을 이었다. 의료기기 업계에서 메디슨 출신들이 설립한 회사가 100개를 넘는다.[3] 메디슨 사내벤처로 메디페이스를 창업했던 최승욱 아이알엠 대표는 "메디슨에선 기술이 있고, 한 팀에 10명만 되면 독립을 하라고 했다"고 회고한다.[4]

90년대 중반부터 국내 대기업도 사내벤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미국에 이어 한국에도 벤처 붐이 일기 시작했다. 거기에 1996년 코스닥 개설로 자금조달 기회가 열리자 유망한 기술 인력을 보유했던 대기업 연구소와 SW 개발자들이 앞다투어 창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국내 대기업들은 핵심 인력의 이탈을 막고 우수 인재가 기업의 신성장 엔진 발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한 여러 기업 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건 사내벤처로 인터파크와 네이버를 배출한 데이콤[5]과 삼성SDS다. 1995년 데이콤은 '소사장제'라는 이름으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임직원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신규 사업을 제안하고, 별도의 조직이나 분사 형태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같은 해 삼성SDS도 미래 소프트웨어 사업을 위한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사내벤처 제도인 '한계도전팀'을 발족했다. 사내 공모를 통해 신사업 아이디어를 모았다. 사무실은 회사 밖 서울대학교에 별도로 만들었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근무 복장도 자유롭게 했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인터파크는 1995년 11월 데이콤의 소사장제로 출범했고 이듬해 6월 사이트를 오픈했다. 이후 IMF 경제 위기 때 인터파크 창업자와 임직원이 데이콤의 지분을 인수하고 199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리고 인터파크는 자체적으로도 사내벤처를 만들어 신사업을 개척했다. 1999년 인터파크는 오픈마켓 진출을 위해 사내벤처 '구스닥'을 설립했는데 훗날 지마켓으로 분사했다.

네이버는 1997년 삼성SDS의 사내벤처로 시작했다. 당시 이해진 연구원은 지금의 네이버와 같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계획서를 제안했다가 회사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사내벤처 제도를 이용해 이를 추진했다. 1999년 6월 네이버 서비스 출범과 동시에 네이버컴으로 분사했다. 2000년에는 한게임을 인수합병하여 몸집을 키우고 2002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국내 최초의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으로 평가받는 SK엔카(현 엔카닷컴) 역시 2000년 SK 사내벤처로 출발했다. 1999년 SK그룹은 신사업 개발과 조직 혁신을 위해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젊은 대리, 과장급 직원들이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아이디어를 냈고 2000년 공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 사업 첫 해 2001년 4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중고차 시장 1위로 올라섰고 국내 최대 중고차 거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1997년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되면서 공기업도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1998년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한 KT(당시 한국통신)는 창업 시 자본금의 20%까지 출자, 3년 간의 휴직 보장 같은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제도 도입 4년 만에 코스닥 상장사를 포함, 모두 30여 개의 벤처기업을 배출했다.[6]

KT 사내벤처 1호는 코스닥 상장사인 쏠리드다. KT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정준 대표는 1998년 11월 광통신 기술을 활용한 중계기 사업 아이템으로 사내벤처에 선정됐고, ㈜쏠리테크(현 쏠리드)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국내 위성 DMB 중계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2005년 코스닥 상장과 함께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는 대표 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벤처 버블이 꺼지면서 위기가 찾아왔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때 혁신의 핵심 전략으로 각광받던 사내벤처 제도 역시 2000년대 중반을 접어들며 대부분 유명무실 해졌다. 2000년대 초반 사내벤처제도를 운영하던 LG CNS는 사업성 측면에서 현실성이 부족한 아이디어만 접수돼 중단했다. 현대차그룹이 2000년부터 운영하던 '벤처플라자'를 통해 분사한 사내벤처 역시 매출이 미미했다. SK도 SK엔카 이후 적극적으로 사내벤처 제도를 운영했으나 사업화 연결에 성공한 사례는 드물었다.[7]


제2벤처 붐과 대기업 사내벤처의 고도화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작한 제2벤처 붐으로 사내벤처에 대한 관심도 다시 늘어났다. 당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위험자산 투자가 관심받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벤처가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기 시작하며 벤처투자 붐이 일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2013년 이스라엘식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Korea)를 도입하며 기술 창업이 증가했다. 2005년 출범한 모태펀드는 2009년 1조 원 규모로 확대됐고, 2015년에는 누적 조성액이 2조 원, 2017년 3조 원, 2022년 8조 원을 돌파하는 등 규모가 빠르게 늘어났다. 2016년에는 성장사다리 펀드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을 설립했다. 2017년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하며 창업지원 및 벤처금융 정책에 힘을 실었다.
중소벤처

대기업의 사내벤처제도 역시 고도화되었다. 대표적인 게 삼성전자의 C-Lab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말부터 사내 아이디어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도입해 임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지원했다. 2015년부터는 완성도 높고 사업성 있는 과제를 선별하여 스타트업으로 분사하는 제도를 마련해 사내기업가정신 확산에 일조했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59개의 사내벤처 팀을 독립법인으로 분사했다.[8]

2018년에는 C랩 아웃사이드를 신설, 외부 혁신 스타트업을 공개 모집하여 육성하기 시작했다. C랩 아웃사이드에 선발된 스타트업들은 사업지원금, 전용 업무공간, 맞춤형 성장 프로그램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삼성전자와의 사업 협력 기회도 얻는다. 이러한 내부 인사이드와 외부 아웃사이드 병행 전략으로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5년간 사내벤처 200개, 외부 스타트업 300개 육성 목표를 세웠고, 2021년까지 누적 404개 팀(사내 162개·사외 242개)을 지원했다.[9]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삼성 C랩을 통해 나온 스타트업들은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받아 CES 혁신상 등을 다수 수상하고, 누적 1조 3,400억 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와 8,700여 개의 일자리 창출 성과를 올렸다.[10] 특히 정부가 선정하는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에 20개사,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에 3개사가 C랩 출신 스타트업으로 선정되는 등 잠재 유니콘 기업도 다수 배출했다.

SK는 Happy Try(2008년), T두드림(2009년) 등의 이름으로 사내벤처제도를 운영했으나 사무국의 전문성, 아이디어, 적절한 보상 등의 부족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1년 사내벤처제도를 SK플래닛으로 이관하여 '플래닛 X'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아이디어 접수 → 콘셉트 구체화 → 첫 번째 데모 → 프로토타입 제작 → 두 번째 데모 → 상품출시 → 인큐베이팅 → 사업성 평가 → 졸업에 이르는 체계적인 스타트업식 육성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모든 과정을 구성원이 직접 관리하는 상향식 업무방식이 특징이다. 사내벤처 졸업 유형은 두 가지로 내부에서 신규사업화(Spin-in)하는 경우 영업이익의 10%를 3년간 제공하고, 독립분사(Spin-off)할 경우 사내벤처 팀에 지분을 지급했다.

SK텔레콤은 외부 스타트업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2013년 '브라보 리스타트'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11] SK텔레콤이 1년간 10팀 내외의 스타트업을 분야별로 육성하며 사업화 기회를 모색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은 SKT의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하고 SKT는 신사업 아이디어를 얻는[12] 일종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이후 SK텔레콤은 2019년부터 '트루이노베이션'이라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으로 더욱 고도화해 현재까지 외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독자 모델에서 협업 모델로 진화

지금까지의 대기업 사내벤처 프로그램은 내부 전담인력을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다 보니 육성 프로그램 측면에서 외부 엑셀러레이터만큼의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특히, 기존 사업과의 전략 적합성을 최우선 평가 기준으로 내세우다 보니 내부 구성원의 사고가 제한되고 유망한 사업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LG전자는 민간 액셀러레이터와 협업하는 독특한 방식을 고안했다. 제2벤처 붐에 힘입어 LG전자 역시 2020년부터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러나 선발과 육성에 한계를 느끼고 2023년 블루포인트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며 이름도 '스튜디오341'로 변경했다. 이름은 LG전자의 시작인 금성사가 있던 부산시 부산진구 연지동 341번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획부터 선발, 육성, 분사, 지분 투자까지 전 과정을 블루포인트가 함께 수행한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LG전자와 블루포인트는 함께 사내벤처 지원팀을 구성하여 스타트업 관점에서 팀을 선발하고 육성했다. 2023년 7월 아이디어 접수를 시작하여 1차·2차 심사를 거쳐 6개 팀을 선발해 육성했다. 블루포인트는 LG 사내벤처 팀 구성, 고객 검증, 피벗팅(pivoting) 등을 적극 지원했다. 참여 팀들은 짧은 기간 동안 실제 고객을 만나고 현장에서 부딪치며 초기 아이디어를 유연하게 수정·보완하는 린 스타트업 방식을 체득했다. 그 결과 1년 사이 아이디어 방향이 획기적으로 바뀐 팀도 있었는데, 이를 통해 시장 변화에 맞춰 과감히 방향 전환(pivot) 하는 스타트업 마인드를 내부 인력들이 배울 수 있었다.[13] 2024년 최종적으로 5개 팀이 스핀오프했고 LG전자와 블루포인트가 공동으로 시드 투자를 집행했다.

피벗팅을 통해 오히려 기존 사업과의 전략적 연계성이 강화된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엑스업(X-Up)' 팀은 애초 골프 퍼팅 솔루션 아이디어로 시작했으나 현장 조사를 거쳐 골프장 잔디 관리라는 더 시급한 문제를 발견, 로봇을 활용한 잔디 관리 솔루션으로 방향을 틀었다. LG전자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로봇 청소기 기술을 활용하는 쪽으로 발전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파운드오브제' 팀은 초기엔 LG 가전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가구 제작 아이디어였지만 시장 니즈를 파악한 뒤 재생 플라스틱 B2B 플랫폼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했다. 역시 LG전자 기존 사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다.

LG전자는 국내를 넘어 북미 시장에서 오픈이노베이션 성격의 사내벤처 모델인 'LG NOVA'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한층 진화한 접근을 보여준다. LG NOVA(LG North America Innovation Center)는 2020년 말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LG전자 북미 이노베이션센터로 헬스테크, 클린테크, AI, 모빌리티 등 미래 신산업 영역에서 외부 스타트업과 협업해 혁신 사업모델을 발굴·육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쉽게 말해, LG전자가 관심 갖는 미래 분야의 외부 혁신가들을 내부로 끌어들여 함께 신사업을 개발하는 개방형 벤처 빌더인 셈이다. LG NOVA는 매년 글로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미션 포 더 퓨처(Mission for the Future)'라는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유망 팀을 선발하고, '이노베이션 페스티벌'을 개최하여 전 세계 스타트업 및 투자자들과 교류하면서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14]

LG NOVA 같은 기업형 벤처 빌더 모델에 창업가도 열광한다. 창업가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실현하는 역할만 하면 되고 자금 조달, 대기업 자원 접근, 조직관리, 고객 확보 같은 골치 아픈 문제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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