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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1%p 인하마다 일본에 보상 요구"…미일 협상 막전막후

"트럼프, 관세 1%p 인하마다 일본에 보상 요구"…미일 협상 막전막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미 무역 협상의 가늠자로 평가받아 왔던 미일 무역 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관세를 1%포인트 인하할 때마다 보상을 요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일본 측 협상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일본 협상단과 만나 관세를 1%포인트씩 내리는 조건으로 대가를 바라는 거래를 밀어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 숫자를 언급하며 요구했다"며 "담당자가 10명은 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1% 내린다면 그 대신 이것을 주지 않겠는가", "쌀 수입을 더 확대해야 한다", "반도체에 대한 투자, 지원액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일본 측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일본 협상단 대표인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준비했던 '교섭 카드'를 제시하며 끈질기게 설득했고, 약 70분에 걸친 면담은 양측 합의로 종료됐습니다.

요미우리는 일본이 지난 5월 자동차, 철, 중요 광물 등 9개 분야의 투자 계획을 제시했고, 공급망 강화 방안도 제안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5월 말쯤 장관들은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납득하지 않아 6월 미일 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났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아사히신문도 미일 협상 경과를 조명한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복잡한 제도는 거부하고, 구체적이고 단순한 조건을 선호했다고 짚었습니다.

일본은 자동차 관세 철폐 혹은 인하를 위해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공헌도를 기준으로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복잡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아울러 일본은 애초에 쌀 수입 확대를 검토하지 않았으며, 5월에 미국에 제시한 투자액도 1천억 달러, 137조 6천억 원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거래'를 원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쌀 수입 확대가 포함됐고 대미 투자액이 늘었습니다.

일본은 22일 협의에서 투자액으로 4천억 달러를 준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결국 5천500억 달러, 우리 돈 757조 원으로 올렸습니다.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윌리엄 추 연구원은 "자동차와 농산물 개방이 백악관의 중요한 우선 사항이었다"고 아사히에 말했습니다.

그는 "차와 쌀이 열쇠였다"며 "이 열쇠가 없다면 합의도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이 무역협상에 참여한 미국 측 인사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 25% 상호관세 부과 전 타결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러트닉 장관과 중점적으로 협의해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관세 협상을 위해 8차례 미국을 방문했는데, 러트닉 장관과는 매번 대면 회담을 했습니다.

또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이 대면 회담과 전화 통화한 횟수는 러트닉 장관이 15회로 가장 많았고, 베선트 장관과는 7회, 그리어 대표와는 3회 각각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한편, 도쿄신문은 양국이 각각 자국에 유리한 점을 부각하며 '아전인수 격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농산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을 개방했다"고 언급했고, 이시바 일본 총리는 "농업을 희생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번 협정을 통해 일본이 옥수수, 대두, 비료, 바이오에탄올 등 미국 제품 80억 달러, 11조 원어치를 구매하고, 미국산 쌀 수입을 75%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옥수수와 대두 수입은 물론 구체적인 쌀 수입량 등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쌀은 무관세로 들여오는 최소시장접근(MMA) 물량 내에서만 미국산 수입량을 늘린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입을 늘리는 쌀은 주식용이 아닌 가공용, 사료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미국은 일본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방위장비를 구매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방위비(방위 예산)는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도쿄신문은 "서로 '승리 선언'을 하며 싸움을 중단한 형국"이라면서도 "일본은 당초 요구했던 관세 철폐와는 거리가 먼 결과를 냈고, 미국은 관세가 발화점이 될 물가 상승을 어떻게 해서라도 피하기 위해 타결을 서둘렀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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