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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몸 이끌고 주민센터 찾았는데…"일주일 뒤 오라"

불편한 몸 이끌고 주민센터 찾았는데…"일주일 뒤 오라"
▲ 입구에 붙어 있는 기초수급자 선불카드 소진

부산 사상구 삼락동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A(90)씨는 지난 22일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오전 10시쯤 주민센터를 찾았지만, 선불카드를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1시간을 넘게 기다려 신청서를 작성했지만, 선불카드가 없어 28일에 다시 오라는 안내를 받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A 씨 친척은 "할머니 몸이 안 좋아 원래 집에 누워만 계시는 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주민센터를 찾았지만 다음 주에 다시 오라 하니 안타깝다"며 "소비쿠폰을 정말 많이 기다리셨는데 오전 10시부터 카드가 소진됐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23일 언론 취재를 종합하면 1인당 15∼45만 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사흘째를 맞았지만, 부산에서 기초생활수급자용 선불카드 지급이 첫날부터 이날까지 수량 부족으로 일부 지연됐습니다.

부산시는 신청자가 초반에 너무 몰리면서 선불카드가 부족하다는 입장이지만 애초에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는 부산은행 BC카드에 선불카드 제작 발주를 넣어 이날까지 각 구·군에 40만 장을 배포했는데 일반 선불카드는 수량이 남지만, 기초생활수급자가 받는 선불카드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시는 매일 구청에 선불카드를 일정 수량 배분하고 구청은 각 행정복지센터로 재분배하는데 이 과정에 일부 지역에서는 오전 일찍 선불카드가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산 사상구에 사는 박 모(65)씨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몇 명인지 쉽게 파악이 될 것이고 전부 초반에 신청자가 몰릴 것이 예상된 상황인데 왜 공급을 제대로 못 했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며 "수급자 어르신들은 정말 어렵게 사시기 때문에 소비쿠폰만 받기를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민원과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행정복지센터 직원들도 선불카드를 받지 못한 수급자 항의성 민원에 난처함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한 주민센터 공무원은 "선불카드를 정말 드리고 싶어도 수량이 부족해서 못 주는 상황"이라며 "구청과 시청에서 수요 파악을 제대로 못 한 것인데 직원들만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산시 관계자는 "카드사에 추가 발주를 넣어둔 상태로 다음 주부터는 수급이 원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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