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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한가운데 떠내려온 차량들…정비소마다 침수차 가득

<앵커>

이번 기록적인 폭우는 안타까운 인명 피해뿐 아니라 재산 피해로도 이어졌습니다. 전국에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만 4천 대에 달하고, 피해 금액은 380억 원이 넘는데요. 수리센터에는 침수 차량들로 가득 찼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벼가 자라고 있는 논 한가운데 차들이 놓여 있습니다.

진흙이 잔뜩 묻어 있고 트렁크에는 아직도 흙탕물이 차 있습니다.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대인 438.9mm의 물폭탄이 서산 지역에 쏟아진 지난 17일, 인근 도로가 1.5m 깊이로 잠기면서 달리던 차들이 물에 둥둥 뜬 채로 논까지 흘러온 겁니다.

이곳에서만 운전자 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신원철/충남 서산시 주민 : 저기(도로)는 높고 여기는 낮으니까. 거기도 물이 조금 찼지만, 여기도 그런 줄 알고 왔다는 거야. 물이 갑자기 엄청나게 들어오니까 차가 전부 이쪽으로 쓸렸어요. 다 바다였어 바다 여기가.]

4차선 국도는 도로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물에 잠겨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침수 차량 차주 : 퇴근하다가 이렇게 깊은지 몰라서. 여기 (도로가) 내려가 있잖아요. 침수돼서 차도 안 움직이고….]

인근 건물 지하주차장은 밀려든 거센 물살에 철문까지 엿가락처럼 휘었고,

[여기 수압 때문에 터졌네.]

벽에도 큰 구멍이 뚫렸습니다.

배달을 위해 장만한 오토바이는 온통 진흙투성이입니다.

[건물 상점 주인 : 본인이 직접 배달하려고 샀다가 여기다 놔뒀는데, 이렇게 당한 거예요.]

현재까지 전국에서 집계된 침수 피해 차량은 3천870여 대에 달하고, 추정 피해액도 380억 원이 넘습니다.

태풍 '카눈'이 강타했던 재작년 여름 전체 피해를 웃도는 규모인데, 완전히 침수된 차들이 많아 피해액이 커졌습니다.

정비소와 폐차장에는 침수 차량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충남 아산의 한 정비소에는 무려 140여 대가 한꺼번에 들어왔습니다.

[윤석경/자동차 정비업체 팀장 : (오전) 6시부터 계속 물이 차서 10시까지 집중호우가 내리다 보니까, 그때 전부 다 발생된 침수 차량입니다. 여기 들어온 게 140대 정도.]

주행 중에 침수돼 멈춘 차량도 많은데, 이럴 때 시동을 다시 걸지 않는 게 좋습니다.

[윤석경/자동차 정비업체 팀장 : 시동을 켜면 다 구동이 되겠죠. 그러면 이제 그 물들이 다 엔진 쪽으로 유입이 되니까 차량을 못 쓰게 되겠죠.]

전기차는 배터리가 밀폐돼 있긴 하지만 손상이 있을 땐 물이 스며들어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임채홍/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주행 중) 물웅덩이의 깊이를 인지하는 게 사실 어렵기 때문에 되도록 진입하지 말아야 하고, 혹시 앞차는 지나간다 하더라도 내 차는 흡기구 높이 때문에 못 지나갈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침수 차량은 보험개발원 '카 히스토리'를 통해 조회할 수 있고 '자동차365' 홈페이지에서 정비와 검사 이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제일,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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