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치쿤구니야 열병 유행 가능성 경고에…중국 각지 '긴장'

세계보건기구, WHO가 뎅기열·지카바이러스 질병과 유사한 치쿤구니야 열병의 세계적 유행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시급히 예방 조치에 나서달라고 당부했습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WHO의 곤충 매개 바이러스 전문가인 다이애나 로하스 알바레스를 인용해 "치쿤구니야 열병이 널리 알려진 질병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119개국에서 발견·전염됐다"고 전했습니다.

치쿤구니야 열병은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 질환으로, 열과 심각한 관절 통증 등 증상을 동반하며, 아직 사람 간 전염된다는 증거는 없는 상태입니다.

알바레스는 이번 확산 양상이 2004∼2005년 때와 비슷하다면서, 당시 인도양 섬들에서 번진 뒤 세계적으로 확산해 거의 50만 명이 감염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에도 연초부터 인도양의 레위니옹·마요트·모리셔스 등에서 발병했고, 특히 인구 88만 명 수준인 프랑스령 레위니옹에서는 인구의 3분의 1이 이미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동남아시아·인도를 비롯해 마다가스카르·소말리아·케냐 등으로 질병이 퍼지고 있으며,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확진자가 보고됐습니다.

알바레스는 "치사율은 1% 미만이지만 수백만 명이 감염되면 사망자가 수천 명이 될 수 있다"면서 "조기 경보를 통해 각국이 대규모 발병을 막기 위한 역량을 강화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각지에서도 치쿤구니야 열병 확산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상주 인구가 327만 명 수준인 남부 광둥성 포산시 순더구의 보건 당국은 21일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2천471명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 등에서도 해외에서 들어온 사람들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베이징 질병예방통제센터는 22일 치쿤구니야 열병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동부 저장성 사오싱시 당국은 2주 안에 아프리카·동남아나 포산시 등 질병 유행 지역을 다녀온 주민 가운데 발열 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의료진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광둥성 질병예방통제센터의 허젠펑 부주임은 최근 광둥성의 발병과 관련해 모든 환자의 증상이 가볍지만 신생아나 65세 이상 고령자, 고혈압·심장병 등 기저질환자 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