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현 국민주권정부는 국정방향에 맞춰 실무를 전담할 장관후보자를 인선했고, 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어지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재검증하는 청문회에서 삶의 궤적을 따라 관계자와 지인이 등장하고 곳곳에서 먼지가 터져 나온다.
장관의 윤리의식과 도덕성 그리고 사회에 대한 태도는 검증이 필요하다. 곧바로 시민에게 영향을 미친다. 가령 교육부 장관이 결정하는 교육 내용 및 입시 제도는 아이와 학부모의 삶의 방향을 바꾼다. 2022년 5월 박순애 전장관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을 추진했다. 즉각적인 학부모들의 반발은 거셌다. 임명 당시부터 음주운전, 논문 중복 게재, 갑질 논란으로 의혹과 자질 논란에 휩싸여있던 그는, 잘못된 정책으로 취임 1달이 안 돼 자진 사퇴했다. 웃지 못할 코미디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아차 싶다. 설령 장관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고 해도 혼자서 현장 조사를 위한 어레인지 작업, 수많은 숫자를 비교하기 위한 엑셀 작업, 정책의 비교, 법률과 시행령 및 시행규칙의 검토 및 입안 등의 일을 다 할 수 없다. 노동은 작업의 덩어리이고 조직은 노동의 덩어리라고, 여러 쪼개진 작업이 있고, 이를 수행할 사람이 곳곳에 있다. 삶의 태도와 관점이 비슷한 사람을 찾고 그 재능과 실력에 맞추어 적재적소에 하는 배치가 일의 시작이 된다. 그러다 보니 인사권자의 윤리의식과 도덕성은 검증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면허취소 기준의 5배가 넘는 혈중알코올농도에도 면허취소가 되지 않은 배경에 대한 도덕적 의문은 박순애 전 장관의 자진 사퇴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사권자의 윤리의식이 얼마나 겁나는 일이었는지 필자는 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그 윤리의식은 정책의 여파뿐만 아니라 조직과 조직의 구성원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기를 죽이거나 길들이거나 내쫓으려는 흐름이었다.
필자가 겪은 사건은 한 정부 산하 한 기관에서 벌어졌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며 채용된 팀장은 2년간 준비한 그랜드 오프닝을 앞두고, 현장 담당자에게 손찌검을 당했다. 총괄 상사는 쌍방에게 적당히 합의하고 고소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팔 뼈에 금이 갔고, 그렇지 않아도 사사건건 불신이 쌓여있던 차라 팀장은 고소를 했다. 뭐 여기부터는 그들의 일이니 내가 어쩌겠냐 싶었는데, 문제는 그다음에 찾아왔다. 총괄 상사가 팀장의 업무를 전면 배제하는 결정을 한 것이었다. 팀장의 업무 권한 일체를 정지시키고, 자잘한 비품 정리 등의 일과 그리고 그랜드 오프닝 참석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그 표면적인 사유는 뼈를 다쳤으니 쉬라는 것이었으나, 실제 사유는 합의하지 않아, 즉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이유였다. 출근해서 일할 수 있는 상태라는 의사의 진단서는 한낱 종이쪼가리가 됐다.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업무배제로 조직 내에서는 괴롭힘 신고가 접수되고, 긴장이 팽배해진 것은 당연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