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 협상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방금 일본과 가장 큰 무역 협상안에 서명했습니다. 역사상 일본과 가장 큰 거래라고 생각합니다.]
극적인 타결이었지만,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양국 사이엔 거친 말들이 오가며 협상 결렬 우려까지 제기됐습니다.
[이시바 시게루/일본 총리 (지난 11일) : 이건 국익을 건 싸움입니다. 깔보는데 참을 수 있습니까. 동맹국이라도 할 말은 정정당당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지난 16일) : 일본은 훨씬 덜 적극적입니다. 시장 개방 측면에서요. 일본과 매우 가까운 사이긴 하지만 일본은 매년 자동차 수백만 대를 미국에 팔아요. 한국은 지금 관세 외의 다른 방식으로 거래를 맺고 싶어 합니다. 한국은 지금 상당한 관세를 내고 있지만 뭔가 변화를 원하고 있죠.]
협상에 비협조적이라던 일본이 이후 태도를 바꿨습니다.
일본은 사흘 전 총선에서 자민당이 참패한 직후, 협상단을 급파해 백악관과 협상을 재개했습니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백악관에서 직접 트럼프 대통령 측에 보고했고, 트럼프는 "좋은 회의였으며 미·일 관계는 언제나 특별하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는 기존에 예고한 25%에서 10%포인트 낮아진 15%로 정해졌습니다.
NHK는 트럼프가 부과했던 자동차 관세 역시 25%에서 12.5%로 줄이고, 원래 적용되던 2.5%를 더해 최종 15%에 합의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일본은 또, 미국에 약 5천500억 달러, 우리 돈 759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도 약속했습니다.
이번 협상 결과를 두고, 트럼프의 이른바 '갈라치기 전략'이 효과를 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일본을 한국과 비교하며 일본의 미온적인 협상 태도를 언급하자 일본은 이틀 만에 협상에 복귀해 농산물·자동차 개방, 대규모 투자안을 제안하며 입장을 전환했습니다.
이 같은 압박은 일본이 "미국 내에서 한국보다 덜 협조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 서둘러 협상에 나섰다는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2018년 NAFTA 재협상 당시에도 캐나다와 멕시코를 분리해 양자 협상 방식으로 압박했고, 그 결과 미국은 자동차 부품의 '미국산 비율'을 높이고, 농산물 시장 개방 조항을 확대하는 등 보다 유리한 조건을 따로 얻어낸 전례가 있습니다.
(취재 : 김수형, 영상편집 : 이승희,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