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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98억 배수시설 무용지물…"침수 14분 뒤에 수문 닫혀"

저지대인 대구 노곡동에 빗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터널형 배수시설. 폭우가 내리면 마을로 통하는 수문을 닫도록 설계됐습니다.

15년 전 두 차례 발생한 물난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98억 원을 투입해 설치했지만, 이번 침수를 막지 못했습니다.

수해가 발생한 지난 17일. 마을과 연결된 이 수문이 침수 발생 14분이 지나서야 닫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때 수문을 닫지 않아 올 4월 불이 난 함지산 잔해와 각종 부유물이 배수 펌프장으로 들어왔고,결국, 제진기 고장으로 이어진 겁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빗물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지만, 북구청은 지침대로 했다는 입장입니다.

[북구청 관계자 : 매뉴얼상으로는 21m가 되면 닫도록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19m 정도였거든요. 지금 펌프장에 수문이 하나 닫혀 있고, 펌프가 하나 가동 안 되니까 조금 당겨서 미리 노곡동 고지 수문을 닫아달라고 (배수펌프장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침수 원인이 배수 시설 관리의 총체적 부실로 드러나면서 주민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이 진흙탕으로 변한 주민들은 대책위원회까지 꾸려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수오/노곡동침수피해대책위원회 위원 : 아주 비정상적인 거예요. 저기 배수관은 노곡동 주민을 위해 만든 건데 주민한테 저게 악이에요.]

이에 대구시는 민간 전문가 5명이 포함된 조사위원회를 만들어 본격적인 원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번 침수가 인재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기계적 결함인지 직원 복무 문제인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기 대구시 권한대행은 침수 피해 주민들에게 사과가 아닌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취재: TBC 박가영, 영상취재: TBC 김영상,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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