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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일정 당겨 23일부터 조기 휴회…'엡스타인 의혹'에 방어막

미 하원, 일정 당겨 23일부터 조기 휴회…'엡스타인 의혹'에 방어막
▲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 의장

미국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이 하원의 올해 여름 휴회를 앞당기기로 결정했습니다.

존슨 의장은 오는 23일에 하원의 의사일정을 조기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뉴욕타임스와 AP통신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존슨 의장이 휴회 시기를 앞당기면서 불법 이민자 처벌 강화, 수자원 인프라 인허가 간소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규제 철폐 등 공화당이 추진하려던 법안 처리도 휴회 이후로 미뤄지게 됐습니다.

존슨 의장이 자당이 추진하는 법안의 처리 지연을 감수하면서까지 휴회를 앞당긴 이유로는 트럼프 행정부를 강타한 '엡스타인 의혹'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의혹은 지난 2019년 수감 도중 숨진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제프리 엡스타인이 작성한 '성 접대 고객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됐다는 의혹과 엡스타인의 사인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었다는 음모론 등이 얽힌 것으로, 엡스타인에 대한 과거 수사기록에 대한 공개 여부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 강성 지지층 내부 분열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미 하원 규칙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법무부의 엡스타인 관련 문건 공개를 촉구하는 안건을 잇달아 내놓을 태세를 보이자 존슨 의장이 이들 안건의 표결에 제동을 걸기 위해 의회를 조기 휴회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존슨 의장의 이 같은 조치는 자신의 의장직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해 준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압박은 휴회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망했습니다.

공화당 지도부의 방침에 반기를 들곤 했던 토머스 매시 의원은 전날 기자들에게 "많은 이들이 '우리가 5주 동안 휴가를 보내면 이 문제에 대한 압박도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난 그렇게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다수당은 진실로부터 도망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음모론이 아니라, 수십 명의 소녀가 수년간 고통받았던 중대한 인권 문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화당 내 분열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마가 (MAGA) 지지층을 들끓게 만드는 사안에 대해 또다시 정치적 위험이 큰 표결을 피하려는 공화당 의원들의 태도로 인해 하원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 감독 및 정부개혁소위원회는 엡스타인의 오랜 지인이자 성매매 알선으로 현재 수감 중인 길레인 맥스웰을 상대로 이번 의혹에 대한 진술을 받기 위한 소환 명령을 의결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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