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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역 선포 요청하더니" 동시에 '물 축제' 강행 논란

"재난지역 선포 요청하더니" 동시에 '물 축제' 강행 논란
▲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

28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극한 호우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광주 광산구와 전남 함평·장흥군이 물 축제를 강행하기로 해 논란입니다.

어제(2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광산구는 오는 26일 첨단1동 미관광장 일대에서 '제2회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뉴진스님 등 유명 연예인들의 초청 공연은 물론 물총대전이나 키즈풀, 얼음 놀이터가 포함된 전형적인 물놀이 축제입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면서 동시에 물 축제를 여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수해가 아직 복구되지 않았고, 여전히 다수의 실종자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시끌벅적한 '물 축제'가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광주의 경우 이번 호우로 2명이 실종돼 1명이 숨지고 1명은 계속 실종 상태입니다.

재산 피해 규모는 361억 원으로 광산구(130억 원)는 북구(140억 원) 다음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직장인 김 모(52) 씨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적인 태도로 보일 수 있다"며 "행사를 연기하거나 조용한 축제로 변경할 수는 없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광산구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 다른 지역에서도 물 축제를 하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놓인 소상공인을 돕자는 취지의 축제인 데다 취소를 원치 않는 인근 상인회의 입장 등을 고려해 예정대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남 함평군도 오는 26일부터 물총 대전과 EDM 버블파티 등 부대행사가 포함된 '물놀이 페스타'를 열기로 했습니다.

함평군은 이번 수해로 51억 5천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된 곳입니다.

장흥군도 26일부터 제18회 정남진 장흥물축제를 열고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와 물싸움, 수중 줄다리기 등을 진행합니다.

다만 장흥 및 인접 지역의 경우 이번 호우의 직접적인 피해는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흥군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살리기를 위해 18년째 이어진 축제여서 올해도 폭죽 행사 등은 배제하고 진행할 방침"이라며 "축제 수익금 일부를 수해 지역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간 쏟아진 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19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주택 침수·파손, 도로·교량 파손 등 시설 피해 6천752건이 발생해 현재 44%가량만 응급 복구됐고, 12개 시도·1천282세대 2천549명이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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