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여객기 사고가 잦은 미국에서, 또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했습니다. 비행 중이던 여객기가 폭격기와 충돌 직전에 가까스로 피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진 건데요. 당시 여객기 조종사는 그 어떤 사전 경고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뉴욕 김범주 특파원입니다.
<기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박람회장 위로 B-52 폭격기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면서 지나갑니다.
그런데 잠시 뒤에 오른쪽 90도 방면에서 여객기가 1대 나타납니다.
예고 없이 갑자기 나타난 B-52 폭격기를 겨우 피한 직후입니다.
[모니카 그린/사고 당시 승객 : 비행기가 급하게 유턴을 해서 거의 옆으로 눕다시피 했어요. 창문으로 땅에 풀밭이 곧바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당시 항적을 보면 여객기가 공항에 거의 다다른 순간, 오른쪽으로 급하게 방향을 틀어서는 1바퀴를 도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기장은 폭격기가 눈앞에 나타날 때까지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승객들에게 토로했습니다.
[사고기 기장 : 공항에 레이더가 있을 텐데, 아무도 B-52 폭격기가 항로에 있을 거라고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여객기에는 당시 80명이 타고 있었는데, 기장의 재빠른 대처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선 지난 1월 워싱턴DC에서 공군 헬기가 여객기와 충돌해서 67명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났지만, 여전히 공군기들이 위치를 알리는 장치를 끄고 민간 항로에 들어오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와 저거 좀 봐, 와.]
같은 날, LA 공항에서는 또 다른 여객기가 이륙 직후 엔진에 불이 붙어서 40분 만에 비상착륙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여객기에는 226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각종 항공 사고가 이어지는데, 관제 인력을 늘린다거나 노후 기종을 퇴출 시키는 등의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어서 갈수록 불안이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임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