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은 오늘 25일부터 시작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출장에서 월스트리트저널 취재진을 배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허위, 명예훼손 행위를 그 이유로 들었는데,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을 다룬 지난 17일 보도를 문제 삼은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003년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50살 생일을 축하하며 장난스럽고 외설적인 그림을 그려 넣은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도에 대해 기자 2명과 모기업 소유주인 루퍼트 머독을 상대로 우리 돈 14조 원의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헤지펀드 출신 억만장자인 엡스타인은 지난 1994년부터 10여 년간 미성년자들을 성착취한 혐의로 2018년 체포됐다가 이듬해 수감 중 숨졌습니다.
자살로 결론 났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이 남은 가운데, 엡스타인이 유명인들의 성매매를 중개했다는 리스트의 존재가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팸 본디 법무부장관이 곧 리스트를 공개할 것처럼 했다가 리스트가 있다는 증거가 없다며 말을 바꾸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백악관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캐롤라인 래빗/백악관 대변인 : 대통령은 법무부와 FBI가 추가적인 신뢰할 만한 증거를 공개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왜 그렇게 했는지, 혹은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FBI에 직접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선 전까지만 해도 엡스타인 리스트 파일과 관련된 음모론을 제기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갑자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지지층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른바 마가 세력과 공화당 내부에서도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워런 데이비슨/공화당 하원의원 : 그래서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보수 진영의 내홍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 관련한 연방 대배심 증언 자료 공개를 법무부에 지시했지만, FBI 수사 자료 전체 중 일부가 될 걸로 보여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 : 한상우, 영상편집 : 윤태호,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