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가평군, 산사태·캠핑장 실종 사고 현장
"새벽에 비가 너무 많이 오니 매형이 주변 텐트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깨워 차를 높은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소리쳤습니다. 차를 옮기고 돌아오는 길에 물에 휩쓸렸다고 하네요."
경기 가평군 집중호우 관련 실종자 수색이 3일째 이어지는 오늘(22일), 마일리 캠핑장에서 사망·실종된 일가족 4명의 유가족은 수색 현장을 찾아 울먹거리며 말했습니다.
당시 마일리 캠핑장에는 40대 A 씨와 아내 B 씨, 10대 아들 2명을 포함해 20여 명이 글램핑용 텐트에서 캠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유가족과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20일 새벽 3시쯤 A 씨는 세찬 빗소리에 일어났습니다.
그는 인근 텐트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깨우고 차를 지대가 높은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소리쳤습니다.
A 씨가 본인 차를 옮긴후 가족들을 깨우려는 순간 텐트가 물과 토사에 휩쓸렸다고 목격자들은 전했습니다.
A 씨는 이후 6㎞아래 대보리 대보교에서 다리 구조물에 걸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 씨의 텐트는 산사태가 일어난 곳에서 가장 가까워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가족 C 씨는 오늘 수색 현장을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수색 상황에 대해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특히 경찰쪽은 전혀 소통이 안되고 있다"며 "유가족들과 소통 문제를 신경 써달라"고 토로했습니다.
또다른 실종자 가족들은 오늘 오전 가평군 조종면 대보교에 설치된 소방 지휘 본부(CP)를 찾아 소방과 경찰 관계자들로부터 수색 상황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일 오전 4시 28분 상면 대보리 낚시터 인근 도로에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70대 남성 D 씨의 가족입니다.
당시 폭우로 조종천이 범람하자 D 씨는 사위, 부인과 함께 봉고차를 타고 대보교 인근을 빠져나오던 중 사고를 당했습니다.
하천이 범람하자 이들은 차량에서 급히 탈출했지만, 사위와 부인이 나무를 붙잡고 가까스로 구조를 기다리는 사이 D 씨는 물에 휩쓸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족들은 진흙이 뒤엉킨 강변을 직접 걸으며 수색 현장을 둘러보고, 애타는 심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당국의 설명을 들은 이들은 결국 침울한 표정으로 현장을 떠났습니다.
당국은 오늘 오전부터 약 250명을 동원해 합동 수색을 진행 중입니다.
마일리 캠핑장 일대부터 대보교, 청평댐까지 구역을 3개로 나눠 하천을 직접 걸어서 잔해물을 두드려가며 실종자 수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후 3시쯤 마일교 일대에서 구조견이 반응을 보여 기대감이 올랐지만, 현장에 실종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가평 지역 실종자는 총 4명입니다.
마일리 캠핑장을 찾았다가 실종된 일가족 4명 중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2명을 비롯해 대보교 인근 낚시터에서 차를 타고 빠져나오다 물에 휩쓸린 D 씨 1명, 덕현리 강변에서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되는 1명 등의 행방을 당국은 찾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