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계엄 옹호 등 과거 행적 논란에 휩싸인 '야만의 민주주의'의 저자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자진사퇴했습니다. 도 넘은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 속에 이재명 대통령은 모레까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습니다.
"사퇴 통해 진심 어린 사과 전하겠다"..검증부실 비판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지 이틀 만에 자진사퇴했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오늘 오전 브리핑에서 "강 비서관이 자진사퇴를 통해 자신의 과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를 국민께 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후임 국민통합비서관은 이재명 정부의 정치철학을 이해하고 통합의 가치에 걸맞은 인물로 보수계 인사 중에서 임명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준욱 비서관은 동국대 교수이던 올해 3월 펴낸 '야만의 민주주의'라는 책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다수당의 횡포를 참을 수 없어 실행한 체계적 행동"이라고 옹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내란으로 규정하는 것은 '여론 선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비판 보도가 나오자 입장문을 내 "게엄으로 고통 겪으신 국민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지금이라도 철저한 성찰을 바탕으로 세대, 계층, 이념으로 쪼개진 국민을 보듬고 통합하려는 대통령의 의지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일제 강제징용을 부정하거나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옹호하는 등 부적절한 과거 행적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출마한 정청래, 박찬대 의원이 일제히 사퇴를 촉구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그를 지목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SNS 中
"국민의힘은 상식적인 사람들이 극우화를 막아내려 애쓰는데, 이재명 정부는 오히려 강준욱 비서관 같은 극우인사를 중용하는군요.
이참에 전한길 강사 같은 보수를 망가뜨리는 극우인사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데려다가 중히 쓰시면 '윈윈'이겠습니다."
"국민의힘은 상식적인 사람들이 극우화를 막아내려 애쓰는데, 이재명 정부는 오히려 강준욱 비서관 같은 극우인사를 중용하는군요.
이참에 전한길 강사 같은 보수를 망가뜨리는 극우인사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데려다가 중히 쓰시면 '윈윈'이겠습니다."

대통령실은 보수계 인사들이 강 비서관을 추천했다고 밝혔는데 그중에는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도 포함돼 있습니다. 대선 때부터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해 온 정 전 주필은 "이 대통령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를 쓰고 싶어 하기에 추천한 것"이라고 한 언론에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지는 압박에 결국 강 비서관은 자진사퇴했고 대통령실은 부실검증 비판에 몸을 낮췄습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검증 시스템에서 보지 못한 예상 외의 문제가 발견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인수위 없는 정부로서 사후적으로라도 검증의 한도를 넘는 문제가 발견됐을 때 이 부분에 대해 책임지는 태도에 대해 주목해주셨으면 합니다."
"검증 시스템에서 보지 못한 예상 외의 문제가 발견됐다고 보시면 됩니다. 인수위 없는 정부로서 사후적으로라도 검증의 한도를 넘는 문제가 발견됐을 때 이 부분에 대해 책임지는 태도에 대해 주목해주셨으면 합니다."
모레까지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직장 갑질과 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국회에 강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모레(24일)까지 재송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 제출 시한을 1차로 넘길 경우 대통령은 열흘 이내에서 기한을 정해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고, 이 기한까지도 국회가 보고서를 내지 않는다면 대통령은 장관을 그대로 임명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강 후보자 사퇴 요구가 쏟아졌습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더 이상 제 식구 감싸기로 국민 상식에 도전하지 말고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보좌진에 이어 장관에게까지 갑질 한 인물을 여성가족부 수장에 앉히겠다는 발상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보좌진에 이어 장관에게까지 갑질 한 인물을 여성가족부 수장에 앉히겠다는 발상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정의당도 성명을 내고 "성평등 의제에 대해 퇴행적 입장들을 보인 강 후보자에게 여성가족부를 맡길 수 없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의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을 "알코올 중독자인 그랜트 장군에게 전권을 위임하면서 남북 전쟁을 승리로 이끈 링컨 미국 대통령의 결단"에 비유했던 문진석 의원은 오늘도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라디오 출연 中
"보좌진과 의원은 동지적 관점도 있습니다. 너무 가까운 사이다 보니 심부름은 거리낌 없이 시키는 경우가 있을 것..자발적인 마음을 가지고 하는 보좌진도 있습니다."
"보좌진과 의원은 동지적 관점도 있습니다. 너무 가까운 사이다 보니 심부름은 거리낌 없이 시키는 경우가 있을 것..자발적인 마음을 가지고 하는 보좌진도 있습니다."
이같은 과도한 제 식구 감싸기가 자칫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SNS 中
"동의하지 않습니다. 직장 상사와 직원의 관계, 의원과 보좌진의 관계는, 한쪽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고 서로간 위계가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갔습니다. 자발적으로 수락했다고 생각하는 경우 착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의하지 않습니다. 직장 상사와 직원의 관계, 의원과 보좌진의 관계는, 한쪽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고 서로간 위계가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갔습니다. 자발적으로 수락했다고 생각하는 경우 착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논란이 계속 커지자 대통령실은 신속한 임명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강유정 대변인은 오전에 "윤석열 정부 때처럼 '다음날까지' 혹은 '그다음 날까지' 이런 식으로 (기한을 짧게) 설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정작 오후 브리핑에서 제시한 재송부 시한은 모레(24일)까지로 짧았습니다.

반대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빨리 임명하고 업무에 돌입하도록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르면 오는 25일, 강 후보자와 함께 청문보고서 송부를 요청한 안규백 국방부장관과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상계엄은 역사가 심판할 몫".. 지지층 결집 시도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어젯밤 SNS를 통해 옥중 메시지를 냈습니다. "형사 법정에서 비상계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끝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했습니다.
특검 수사의 부당성을 알리고 다시 한번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