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0년에 한 번 올 폭우…'뜨거워진 바다'가 에너지 공급

<앵커>

이번 비 피해가 컸던 건 짧은 시간에 강한 폭우가 집중됐기 때문입니다. 무려 200년 만에 한 번 올 법한 강도로 쏟아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여름 폭우가 갈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기후변화로 한반도 주변의 바다 수온이 빠르게 오르면서 비를 만드는 에너지를 더 키우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동균 기자의 심층 취재입니다.

<기자>

지난 17일 새벽, 강하게 발달한 비구름대가 충청을 지나면서 서산에만 1시간 동안 114.9mm의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냈습니다.

비구름은 이어 남부로 내려가면서 경남 산청과 순창, 합천 등에도 시간당 8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를 퍼부었습니다.

[이창재/기상청 예보분석관 :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건조 공기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구름들이 강하게 발달하면서. 이례적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계속해서 내려오다 보니까.]

지난 17일, 우리나라 대기 중층의 위성영상인데요.

화면상으로 노란색이 건조한 공기, 하얀색은 수증기입니다.

우리나라 북쪽에서 소용돌이 흐름에 의해 지속적으로 건조 공기가 내려오면서, 서쪽에서 수증기와 만나니 비구름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모습이 관측됩니다.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만나면서 대기 불안정이 심화되면서 키가 높은 비구름이 발달하기 쉬운데, 이렇게 비구름이 높게 발달하면 곳곳에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집니다.

누적 강수량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경남 산청에 700mm 넘는 비가 쏟아졌고, 광주와 서산에도 500mm 넘는 비가 내렸습니다.

1년에 내릴 비의 거의 절반가량이 단 며칠 동안 집중된 겁니다.

빈도로 따지면 200년에 한 번 올 정도의 기록적인 강수로 분석됐습니다.

한반도의 여름 강수는 계속 강해지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와 공주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 최근 30년간 시간당 30mm 이상, 혹은 하루에 100mm 이상의 비가 쏟아지는 극한 호우가 과거 30년과 비교해 4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대류를 만들 잠재 에너지가 증가한 게 한 원인으로 추정됐습니다.

[장은철/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 : 대류가 활발해지면 그만큼 더 부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수증기가 응결도 활발해지고 부딪히면서 성장을 하게 되는데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이번 주에도 최대 80mm 이상의 소낙성 강수가 예보돼 있습니다.

찜통더위와 강한 소나기가 함께 예보된 만큼 폭염과 폭우, 양극단 날씨에 대비해야 합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장예은·조수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