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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홍수로 비상인데 '덩실덩실'…구리시장 영상 보니

<앵커>

어제(20일) 경기 북부 일대에서는 집중호우로 인명 피해가 속출해, 한마디로 비상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경기 북부에 있는 구리시 시장이 술이 제공된 야유회에 참석해 노래를 부르고 춤까지 춘 걸로 저희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같은 시간 구리시 공무원들은 홍수에 대비해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박찬범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어제 낮, 강원도 홍천군의 한 식당.

마이크를 쥔 남성이 노랫소리에 맞춰 앞으로 걸어나오더니, 이내 노래를 열창합니다.

[흘러가는 강물처럼~ 머물지 못해~]

노래를 부르는 이 남성은 경기도 구리시의 백경현 시장.

백 시장 뒤론 '하계 야유회'라고 적힌 현수막이 보입니다.

백 시장이 춤을 추는 모습도 영상에는 담겨 있습니다.

야유회 테이블에는 술병이 놓여 있습니다.

이 영상이 촬영된 시점은 어제.

구리시에서는 집중호우에 따른 홍수 피해가 발생한 상태였습니다.

하천 범람으로 교량이 파손되고, 하상도로 4곳을 포함해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보고됐습니다.

어제 새벽 경기 구리시엔 많은 비로 이곳 일대 하천 수위가 높아져 홍수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구리시 홍수주의보는 어제 새벽부터 오전 11시 20분까지 유지됐고, 구리시청 안전총괄과, 도로과, 녹지과의 공무원들은 같은 날, 새벽부터 낮 2시 30분까지 수해 대비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백 시장은 낮 12시 20분, 시청 직원들이 비상근무 중일 때 구리시를 떠나 낮 1시 30분쯤 홍천 야유회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이에 앞서 오전 9시 30분, 백 시장은 자신의 이름으로 '폭우 피해를 재난상황실 등에 신고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구리시민에게 보내기도 했는데, 재난 위험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야유회에 참석했던 겁니다.

[윤필태/구리 시민 : 지금 이 난리에 바깥 지역에, (시장이) 구리시를 벗어났단 것만으로도 안 되는 것이지요.]

백 시장은 SBS에 "구리 시민들의 요청으로 야유회에 20분 정도 참석했다"면서 "술은 안 마셨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제 오전 11시, 구리시 재난상황실에서 피해 상황을 점검한 뒤 강원 홍천으로 떠났던 것이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구리시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오영택, 디자인 : 장성범·박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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