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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 지역서 제외됐는데 산사태 덮쳤다…"예고된 인재"

<앵커>

경기 가평뿐 아니라 경남 산청에서도 폭우가 산사태로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 두 지역에서만 모두 1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일부 지역은 산사태 취약 지역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리 대비할 수 있었던 산사태 피해를 줄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진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산자락 한쪽이 뻥 뚫려 있고, 바로 아래 비닐하우스와 주택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이 마을은 기록적인 폭우와 산사태로 주택 3채가 무너져 주민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산에서 마을로 향하는 계곡 모양을 이루고 있어 산사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지형입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계곡 부가 있는 지역들은 토석류가 몰려서 이렇게 눈덩이처럼 치고 내려온다고요.]

토양의 깊이가 얕아 나무가 단단히 뿌리내리지 못한다는 악조건도 겹쳤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우리나라 지질 특성상 산의 흙이 얕아요. (흙은) 돌이 풍화돼서 썩은 거예요. 근데 썩자마자 금방 비가 오니까 산에 1미터밖에 (흙이) 남아 있지 않은 거예요.]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를 대비해 토사가 민가를 덮치는 걸 막아줄 구조물만 있었다면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보호벽 만들어 놓으면 충분하거든요. (토사가) 치고 빠져나가라는 얘기죠. 이런 데는 위험하잖아요. 긴가민가하면 만드는 거예요.]

산사태가 휩쓸고 간 가평의 또 다른 지역입니다.

하천가에 있던 편의점 건물이 통째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집채만 한 나무 수십 그루가 통째로 밀려 내려왔고, 철제 간판은 종잇장처럼 구겨졌습니다.

가파른 지형이라 산사태를 대비한 사방댐을 설치할 필요가 있는 곳입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나무도 많이 내려오잖아요. 중간에 막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니까 사방댐 같은 거를 만들 필요가 있었어요.]

문제는 이 두 곳이 산림청과 지자체가 지정하는 '산사태 취약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예견된 피해를 미리 막지 못한 건, 경남 산청군 상황도 비슷했습니다.

인명 피해가 있었던 일부 지역은 산사태 취약 지역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고, 산사태 취약 지역 관리 지역이어도 사방댐을 비롯한 산사태 대비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역대급 폭우에도 산사태에 대비한 조치들이 사전에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인명 피해가 커지지 않았을 거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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