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순식간에 모든 것을 집어삼킨 폭우에 전남 지역 주민들은 하늘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주민들은 축사와 비닐하우스, 집까지 모두 물에 잠겨서 앞으로 먹고 살길이 막막해졌다고 말합니다.
피해 현장을 KBC 김미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폭우가 집어삼킨 나주 동강면의 한 마을입니다.
하루아침에 섬이 된 마을은 주민들이 모두 대피해 유령 마을이 됐습니다.
오늘(18일) 새벽 4시부터 이 길을 포함한 마을로 향하는 길이 모두 침수됐습니다.
주민들은 대피한 상태지만 안쪽에는 주택 9채와 비닐하우스 농가가 모두 고립된 상태입니다.
흙탕물이 덮인 축사에는 300마리의 소가 있었습니다.
농가는 둥둥 떠다니던 어린 송아지 13마리만 급하게 구해냈고, 나머지는 흙탕물 속에 방치돼 물을 빼 보려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임인숙/축산농민 : 소들이 놀래 가지고 방방방 뛰고 송아지들은, 어린 송아지들은 3개월 미만 짜리는 둥둥 떠다녔다. 그런 상태에서 나는 진짜 말 그대로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나주 산포면의 오리 사육 농가는 물 폭탄을 그대로 맞았습니다.
1만 5천 마리의 오리는 이번 주 일요일 출하를 앞두고 있었지만 쏟아지는 폭우를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폭우가 쏟아진 뒤 이곳은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오리 사체들이 비닐하우스 내부에는 가득합니다.
[조성옥/오리농장 주인 : 갑자기 물난리가 나 가지고 지금 살아 있는 오리는 한 1천 마리에서 1천5백 수 뿐이 안 되고 나머지는 다 떠내려가고 다 거의 다 폐사돼 가지고…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것이 막막합니다.]
새벽에 덮친 폭우는 정성 들여 키운 가축을 앗아갔고, 되풀이되는 피해 속에 농민들은 오늘도 물이 아닌 눈물을 퍼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복수 KBC)
KBC 김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