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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군 재무장 꾀하는 이란…후티·헤즈볼라행 무기 잇단 적발

우군 재무장 꾀하는 이란…후티·헤즈볼라행 무기 잇단 적발
▲ 예멘 후티 반군 무장대원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로 가는 고가의 이란제 무기들이 각각 예멘 정부와 시리아 정부 등에 잇따라 적발됐습니다.

이란이 지난달 이스라엘과의 무력충돌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지만, 중동 내 자국 대리세력의 재무장을 위해 다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예멘 정부와 연계된 군사 연합체 '국민저항군'은 최근 에어컨 화물선으로 신고된 선박에서 후티 반군으로 가는 군사 장비를 적발했습니다.

이들은 순항미사일, 대함·대공 미사일, 탄두, 표적탐지 부품, 드론 엔진 등 이란제 재래식 무기들로, 750톤(t)에 달했습니다.

이는 후티 반군으로 가는 이란산 미사일의 최대 규모 압수라고 예멘군은 밝혔습니다.

과거 적발된 사례들은 소형 무기나 예비 부품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이 중엔 이란이 개발한 카데르 대함 미사일과 사크르 방공시스템 부품이 포함됐습니다.

이는 후티 반군이 미군의 MQ-9 리퍼 드론을 격추하는 데 사용하던 것들입니다.

대공 미사일 유도 카메라 설명서와 품질 인증서 등 페르시아어로 쓰인 문서들도 발견됐습니다.

이번 압수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일 전쟁'에 이어 휴전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했습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습과 미국의 핵시설 타격 등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바 있습니다.

후티 반군의 경우 지난봄 약 2개월에 걸쳐 미군의 공습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무기가 소진됐습니다.

이에 이란이 후티 반군에 고성능 장비를 공급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 중동 연구기관인 바샤리포트의 설립자 무함마드 알바샤는 "이번 무기 수송 시기와 규모를 볼 때, 이란이 미국의 공습으로 고갈된 후티 반군의 비축량을 보충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제 무기는 헤즈볼라로도 가고 있습니다.

헤즈볼라는 가자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충돌하다 지난해 11월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이미 상당한 무기고와 지도부를 잃은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달간 시리아에서부터, 혹은 시리아를 거쳐 레바논의 헤즈볼라로 향하는 무기 밀수 시도 역시 늘고 있습니다.

6월엔 레바논으로 가는 오이 운반 트럭에서 러시아제 코르넷 대전차 미사일이, 5월엔 레바논 국경 근처에서 이란제 방공 미사일이 시리아 정부에 적발됐습니다.

시리아에서는 친이란 성향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밀반입 단속은 더욱 엄격해진 모습입니다.

과거에는 트럭으로 밀반입이 이뤄졌지만 이제는 소량으로만 운반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헤즈볼라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체적으로 드론과 중거리 로켓을 만들고, 밀수 경로를 재구축해 코르넷 등 최첨단 무기들을 손에 넣고 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미 싱크탱크 근동정책연구소의 마이클 나이츠 선임연구원은 "이란은 헤즈볼라에 미사일을,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무기를 보냄으로써 (중동의) 레반트 지역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재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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