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리모를 이용해 출산 후 아동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미국인 부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여러 대리모를 이용해 아이들을 출산한 뒤 학대하거나 방치했다는 혐의를 받는 아시아계 부부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17일(현지시간) 미 NBC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LA 카운티의 아케이디아 시(市) 경찰은 이 지역 주민인 실비아 장(38), 구오준 쉬안(65) 부부를 아동을 위험에 빠뜨리고 방치한 중범죄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부부는 지난 5월 이들이 양육 중이던 생후 2개월 된 아기가 머리를 다쳐 병원에 이송된 뒤 병원 측의 학대 의혹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경찰은 이 부부의 집에서 일하던 보모가 아기를 폭력적으로 흔들어 의식을 잃게 한 것으로 의심되며, 부부는 이를 알면서도 아기를 이틀 동안 방치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현재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보모에 대해서도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부부의 자택에 있는 어린이 15명을 발견하고 이들을 아동 보호 기관에 인계했습니다.
또 부부의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맡겨진 아동 6명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이들 어린이 21명의 연령은 생후 2개월∼13세이며, 대부분은 1∼3세의 영유아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아이들의 출생증명서 등을 토대로 실비아 장 부부가 이 아이들의 법적인 부모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사 당국은 조사 과정에서 이 부부가 자택 주소로 '마크 대리모 투자 LLC'라는 법인을 등록해 놓고 대리모들을 이용해 아이들을 출산해 온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이들 부부의 의뢰로 대리모를 맡았던 여성 카일라 엘리엇은 NBC 인터뷰에서 이들 부부가 많은 아이를 기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깜짝 놀랐다면서 "임신·출산 후 아기를 그들에게 건넨 뒤 그런 학대와 방치가 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엘리엇은 자신에게 접촉한 '마크 대리모 투자 LLC' 측으로부터 이들 부부에게 10대 자녀가 1명 있으며 이후 10차례의 난임 치료 실패 끝에 대리모를 통해 자녀를 가지려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다만 엘리엇은 자신이 아기를 출산할 당시 실비아 장이 병원에 몇 시간이나 늦게 왔고 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아기를 거의 보지 않아 이상하게 여겨졌다고 말했습니다.
실비아 장은 아기를 데리고 떠나기 전 엘리엇에게 현금 2천 달러(약 280만 원)를 건넸습니다.
'마크 대리모 투자 LLC'의 영업 면허는 지난달 만료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한 임산부는 이 회사가 이후에도 자신에게 연락을 지속했다고 NBC에 말했습니다.
이 여성들 외에도 여러 여성이 이 부부에게 대리모 의뢰를 받았다고 경찰과 언론에 밝혔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부부가 직접 회사를 운영하면서 많은 여성을 대리모로 고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부부의 자녀 21명 중 1∼2명은 실비아 장이 직접 낳은 자녀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비아 장은 경찰 조사에서 "큰 가족을 원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책임자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 사건을 함께 조사 중이라면서 "대리모 관련 법에 대해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KTLA X 게시물 캡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