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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멍 들어서 8주째 치료 중" 한방 병원에 집중

8주 넘게 장기치료를 받는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 대부분은 한방 병원에 다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4대 대형보험사 집계 결과 지난해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즉 상해급수 12에서 14등급을 받은 사람은 모두 117만여 명.

피멍을 입거나 삐끗 하는 정도의 근육 손상, 다시 말해 염좌 정도의 부상을 입은 경우를 말합니다.

이들 중 대부분인 90%는 8주 안에 치료를 끝냈습니다.

하지만 10%에 해당하는 11만 6천 명 가량이 8주 넘게 진료를 받았는데, 이들 중 87%가 한방 환자였습니다.

한방 병원이 자동차보험 과잉진료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 보험사들로부터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의사협회는 염좌 정도의 부상에 대해선 치료를 4주 안에 종결할 것을 지침으로 삼고 있지만, 적지 않은 자동차 사고 경상 환자들이 한방 병원에서 이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다량의 진료를 받는다는 겁니다.

한방 치료를 이용하는 경상환자의 평균 치료일수는 10.6일로 양방 환자의 2배에 달했고, 하루 평균 치료비 역시 10만 7천 원으로 양방 7만 원보다 53% 넘게 더 높았습니다.

한방 병원에선 단순 염좌 진단을 받은 경상환자에게도 MRI 같은 고비용 영상 검사나 다량의 한방치료를 집중 시행하기 때문이라는 게 보험사들 얘기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한방병원 진료비가 2019년 4천 3백억여 원에서 2024년 9천 9백억 원으로 5년 동안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몇몇의 과잉진료로 인해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부담이 누적될 경우, 결국 전체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게 문제입니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앞서 지난 2월, 자동차보험 경상 환자가 8주 넘는 장기 치료를 희망할 경우, 보험사가 치료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진료기록부를 비롯한 서류들을 보험사에 제출하게 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취재: 유덕기, 영상편집: 원형희,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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