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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지배층, '트럼프 변심'에 불안 고조

러 지배층, '트럼프 변심'에 불안 고조
▲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러시아 지배층 일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변심'을 놓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패착을 탓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그간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에서 지나치게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하다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게 이들 지배층의 시각이라고 WP는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 이전부터 우크라이나 휴전을 호언장담하며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으나 러시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듯 전선을 밀어붙이며 공세를 오히려 강화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가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결국 전날인 14일 대러시아 제재 카드를 테이블 위로 꺼내놓으며 강경한 입장으로 태세를 전환했습니다.

이를 놓고 크렘린궁은 "이미 겪어왔던 일"이라며 겉으로는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실제로 일부 당국자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러시아 당국자는 "모두의 눈에 신용 위기, 경기 침체가 분명하게 보이는데 정치판은 아예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크렘린궁이 전쟁의 북소리를 울려대고 있다"면서 "기업인들과 경제인들은 신중함과 대화를 촉구하지만 군인과 외교관들은 끝까지 전쟁을 해야 한다고 외친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제재 예고장은 50일내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들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고강도 수위입니다.

이를 놓고 특히 러시아 금융계 지배층 사이에서 경제 악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진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이미 러시아를 옥죄던 서방 제재에 푸틴 대통령의 전시 지출 과다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더해져 러시아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발 악재를 감당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게 이들의 시각입니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준금리를 20%까지로 끌어올려 물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초강수를 두면서 경제 위기 후폭풍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이 같은 불안감 속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한 불만 섞인 시선도 커지고 있습니다.

휴전 협상 과정에서 지나치게 강수를 두는 바람에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등을 돌리게 만드는 패착을 뒀다는 것입니다.

카네기재단 러시아유라시아센터의 선임 연구원 타티야나 스타노바야는 "푸틴이 전쟁을 멈출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화가 난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 "푸틴의 고집과 비이성 때문에 기회의 순간이 날아갔다는 생각에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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