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채 상병 사망사건 초동 조사 당시 수사 외압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오늘(16일) 'VIP 격노설'에 대해 "설(說)이 아니라 사실로 규명이 됐으니 모든 것이 제대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대령은 오늘 순직해병특검에 출석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가 시작점이었다"며 이처럼 밝혔습니다.
박 대령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약 2년 만에 'VIP 격노설'을 인정한 것에 대해 "결국 진실은 모두 밝혀지고 사필귀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는 19일이 채 상병 2주기라는 점을 언급하며 "아직 그 죽음이 왜 일어난 것인지, 죽음에 누가 책임이 있는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는 현실이 답답하다"면서도 "특검에서 여러 사실을 밝히고 있고, 책임이 있는 자들이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단언했습니다.
박 대령은 오늘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했습니다.
김정민·김규현 변호사 등 변호인단도 동행했습니다.
특검팀은 오늘 박 대령이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VIP 격노설' 내용을 비롯해 채 상병 사건 초동 조사 수사 기록 이첩·회수 과정 전반을 확인할 방침입니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 상병 사건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이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로 질책하면서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입니다.
박 대령은 이 사실을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이 자신에게 전달해 줬다고 했지만, 김 전 사령관을 비롯해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해 왔습니다.
박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2023년 7월 채 상병 순직사건 초동 조사를 지휘한 인물로, 'VIP 격노설' 등 상부의 부당한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습니다.
당초 박 대령이 이끈 해병대 수사단장은 초동 조사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채 상병 사망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로 특정했습니다.
하지만 'VIP 격노설'이 불거진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이후 군 수뇌부는 돌연 사건 이첩 보류 지시를 내렸고, 결국 임 전 사단장 등이 피의자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박 대령은 이를 '수사 외압'이라고 판단해 경찰 이첩을 강행했다가 항명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올해 초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그는 특검의 항소 취하로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최근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복귀했고 해병대 군사경찰 병과장 보직도 돌려받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