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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수당 사용처 봤더니…"자녀 의류비·문화비 지출 늘어"

아동수당 사용처 봤더니…"자녀 의류비·문화비 지출 늘어"
아동수당을 지급받은 가구에서 자녀를 위한 의류비나 문화비 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개인의 행태 변화 유도를 위한 현금지원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아동수당 제도가 도입 이후 가계 소비 구조에 변화가 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이 지난 2018년에서 2021년 사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가계 소비가 줄었지만, 아동수당을 받은 가구에선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자녀에 대한 직접적인 의류비나 문화·여가비 지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

문화·여가비 중에서도 서적·문구 구매 등 학습 관련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동수당을 받은 가구의 자녀 의류비는 시행 전 및 아동수당 비수급 가구와 비교할 때 월 1만 5천740원, 자녀 문화·여가비 지출은 1만 3천329원 늘었습니다.

반면, 식료품비 지출은 줄었고, 코로나19 기간 사교육 위축 등으로 교육비 지출도 감소했습니다.

연구진은 전통적인 사교육비가 서적 구입 등 정서적·창의적 발달을 위한 소비로 재배분되는 데 아동수당이 이바지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아동수당 수급 가구의 자녀 의류비나 문화·여가비가 증가한 양상은 0∼2세 가구와 3∼6세 가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지만, 가구 소득수준에 따라서는 일부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소득 가구에서는 아동수당 지급 후 가계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의 비율인 엥겔계수가 증가하고 교육비도 늘었습니다.

저소득층에선 아동수당이 기초적 생활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고소득 가구에선 의류비와 문화·여가비 증가가 두드러졌는데 특히 아동을 위한 적립예치식 저축도 유의미하게 증가했습니다.

연구진은 "부모들이 심리적으로 아동수당을 '자녀를 위한 소득'으로 분류해 아동 중심 소비에 집중적으로 활용했다"며 "아동수당을 활용해 자녀의 정서적·사회적 발달을 고려한 소비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미래 투자를 위한 행동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동수당의 기존 역할은 유지하되 "단순한 현금지원이 아니라 부모들의 소비 및 자녀의 투자 행동을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정책 설계에 대한 고민이 가능하다"고 보고서에 덧붙였습니다.

아동수당은 아동 양육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건강한 성장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2018년 소득 하위 90% 가구의 6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됐습니다.

이후 대상이 점차 확대돼 2022년 4월부터는 소득 기준 없이 8세 미만 아동 양육 가구에 월 10만 원이 지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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