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나흘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 미 의회 인사 등을 두루 만났지만 가자지구 휴전안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지난 5월 총격으로 사망한 이스라엘대사관 직원 2명의 추모식 참석을 끝으로 미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국 내에서도 군 사상자 증가로 전쟁 종식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60일 휴전안과 관련한 돌파구를 마련했는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공개된 미국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수일 내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친 트럼프 성향의 케이블 뉴스채널 뉴스맥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논의 중인 방안은 생존·사망 인질의 각 절반씩을 데려오는 것이다. 즉, 생존자 10명과 사망자 12명을 데려오게 된다. 곧 다른 인질도 데려올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에 여전히 납치돼 있는 이스라엘 인질이 50명이며, 그중 20명은 생존이 확실하고 30명은 생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휴전 기간에 인질 전원을 복귀시키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네타냐후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인질들에게 하는 짓, 우리가 듣는 얘기는 끔찍하다. (하마스는) 괴물"이라며 "하마스는 사망한 민간인의 그림이 필요해 일부러 민간인을 살해한다. 이스라엘에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것"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발표한 영상 성명에서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와 가자지구 완전 철수를 이스라엘의 '근본 요구사항'으로 밝혔습니다.
그는 성명에서 "(조건을) 협상으로 얻어낼 수 있다면 무엇보다 좋을 것이다. 그러나 60일간의 협상으로도 확보할 수 없다면, 다른 방식, 즉 우리의 영웅적인 군사력을 사용해 얻어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정전 관련 간접 협상에서는 주요 협상 조건을 두고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생존 인질 10∼20명을 풀어주는 조건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가자지구에 구호품과 해외 원조가 자유롭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전면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영속적으로 중단되도록 하는 '보장'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오스트리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모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며칠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르 장관은 인질 석방 대신 이스라엘이 풀어줄 팔레스타인인 포로 숫자도 합의되지 않았고,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제를 금지하는 방안을 두고도 의견 차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협상이 미뤄지는 가운데 가자지구에서는 민간인 피해의 참극이 반복됐습니다.
가자 민방위대는 이날 가자지구 전역에서 6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사망자 가운데는 영양실조, 감염증 등의 치료제를 받으려고 구호단체 운영 병원 앞에서 대기하던 어린이 8명도 포함됐다고 민방위대는 밝혔습니다.
또한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태어나 처음으로 말을 한 지 단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은 한 살 아기가 이번 공격으로 사망했다는 아기 엄마의 증언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엄마 역시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AFP통신에 이번 공격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에 참여했던 하마스 무장세력이 표적이었다"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가능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연루된 개인들에게는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