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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헌·당규에 계엄·탄핵 사죄' 혁신안에 국민의힘 내부 '술렁'

'당헌·당규에 계엄·탄핵 사죄' 혁신안에 국민의힘 내부 '술렁'
▲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전(全)당원 투표를 거쳐 계엄·탄핵 등에 대한 '대국민 사죄문'을 당헌·당규에 수록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두고 당내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혁신위를 존중한다는 게 당 지도부의 원칙적인 입장이지만 당의 헌법에 특정 사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과 함께 인적청산 같은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 단순 선언이 의미가 있느냐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혁신위는 '당 소속 대통령 부부의 전횡을 바로잡지 못하고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것에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대통령 탄핵에 직면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하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는 '국민·당원께 드리는 사죄문'을 10일 공개하고 당원 찬반투표를 통해 이를 당헌·당규에 수록키로 했습니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법조문과 같은 당헌·당규에 '사죄' 표현이나 '당 대표를 강제로 퇴출하고, 특정인

의 당 대표 도전을 막기 위해 연판장을 돌리고' 등의 특정 사건이 구체적으로 명시되는 게 맞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오늘(11일) 언론 통화에서 "혁신위는 어떤 방안도 당에 제안할 수 있지만, 이를 시행하는 것은 비대위 의결을 통해 결정된다"며 "헌법에 사죄를 넣는 것은 본 적이 없는데, 당의 헌법과 같은 당헌·당규에 이렇게 넣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지도부 인사도 "혁신안 시행은 비대위원장과 혁신위원장이 뚝딱 결정할 일이 아니고 비대위에서 의견을 모아야 한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는 중요하지만, 표현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 비서실장을 했던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당헌·당규에 탈당한 전직 대통령을 어떻게 규정할지는 조금 의문"이라면서 "그보다는 당을 합리적으로 운영한다는 내용이면 (수록)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의미 없는 선언일 뿐이라며 혁신안을 평가절하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친한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은 이미 당 지도부가 사과를 찔끔찔끔한 것에 아무런 감흥이 없고, 또 사과한다 해도 의미가 없다"며 "사과가 아닌 '내부 인적청산을 하겠다' 정도의 행동을 보여줬어야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친한계 의원도 "늘 했던 얘기를 또 한 것밖에 안 된다"며 "새롭지 않으니 임팩트도 없고, 잘못했다고만 하고 넘어가려는 느낌밖에 안 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입장은 혁신위와 혁신위원장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것"이라며 "혁신위원장에게 모든 책임과 권한 주고, 당을 쇄신하는 업무 맡겼다. (혁신안을) 당연히 존중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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