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부산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아파트에 불이 나 어린 자매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데 두 화재 모두 전자기기가 여러 개 연결된 멀티탭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그렇다면 멀티탭의 올바른 사용법은 뭐고, 또 어떤 점이 위험한 건지 홍승연 기자가 실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기자>
가정에서 흔히 쓰는 정격전류 10A의 2구 멀티탭입니다.
에어컨과 소형 냉풍기 2개를 꽂은 뒤 전원을 틀자 7분 30초 만에 스파크가 튀기 시작합니다.
불이 근처 천 조각으로 옮겨붙더니, 점점 거세집니다.
이동형 콘센트인 이른바 멀티탭의 화재 위험성을 알리는 실험입니다.
화재 실험에 사용된 콘센트는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듯, 전선줄을 정리하기 위해 이렇게 묶여 있는 상태였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멀티탭의 전선 온도를 재봤더니, 정격전류를 초과하는 전자기기 2대를 연결한 지 12분 만에 묶여 있는 전선 온도가 180도까지 치솟고, 전선에서 스파크가 튀어나옵니다.
[이동진/한국전기안전공사 부산울산본부 점검부장 : (선이) 펼쳐진 상태에서는 밖으로 발산될 수 있는 어떤 조건이 되거든요. 칭칭 감아놓든지 어떤 구부러진 상태라든지 이럴 때는 열이 축적되는….]
앞서 지난 2일 부산 기장군, 지난달 24일 부산진구 아파트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불이 나 어린 자매가 잇따라 숨졌습니다.
두 화재의 공통된 원인으로 멀티탭이 지목됐습니다.
기장 아파트에서는 2구 멀티탭에 에어컨이 연결돼 있었고, 부산진구 아파트 멀티탭에는 컴퓨터를 포함해 여러 전자기기가 연결돼 있었습니다.
[정동우/부산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계장 : 두 개의 전선이 열로 인해서 붙으면 스파크가 튑니다.]
최근 5년간 전국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화재는 2천200건.
전문가들은 멀티탭 사용 시 반드시 정격전류를 확인하고, 소비 전력이 큰 전자기기를 함께 쓰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또, 전선이 구부러지거나 감기면 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화면제공 : 부산소방재난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