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 홍수
미국 텍사스 중부 내륙에서 발생한 폭우와 홍수 사태 사망자가 110명으로 늘었습니다.
텍사스 주(州)정부에서 집계한 실종자만 170명이 넘어 인명 피해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8일(현지시간) 미 CNN과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텍사스 중부 커 카운티 일대를 덮친 폭우와 홍수 사태 이후 나흘째인 이날까지 모두 110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습니다.
특히 기독교계 단체가 운영하는 여자 어린이 대상 여름 캠프로,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캠프 미스틱' 참가 어린이 27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고, 그 밖의 다른 소규모 캠프들까지 포함해 총 30명의 어린이가 안타깝게 희생됐습니다.
이에 더해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 사람 수가 161명, 다른 지역에서 보고된 12명까지 합치면 총 173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이날 밝혔습니다.
애벗 주지사가 밝힌 실종자 수에는 '캠프 미스틱' 참가 어린이 5명과 캠프 상담사 1명도 포함돼 있습니다.
수색 현장을 방문한 애벗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종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모든 사람을 찾을 때까지 수색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애벗 주지사는 또 "여기서 캠프 미스틱의 소녀들이 겪은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은 없다"며 희생된 어린이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그는 이 지역에 있던 사람들 상당수가 홍수 경보 재난 문자 등을 받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주 의회에서 앞으로 2주 이내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치명적인 홍수를 예방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이번 사태의 모든 측면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모든 축구 팀이 실수를 하는데, 지는 팀은 누가 책임이 있는지 지적하려고 노력하는 팀들"이라며 "승자의 이야기는 손가락질이 아니라 해결책이며, 텍사스는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주 정부에서도 이번 홍수가 심각할 수 있음을 인지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 규모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범람한 강물이 "30피트(9.1m) 높이의 '쓰나미 벽'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 4일 커 카운티에서 샌안토니오 쪽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 일대에는 거센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물이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8m 이상 불어나 범람하며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강 상류 일대에는 캠핑 차량(RV)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 차들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없는 탓에 급류에 휩쓸려간 차량이나 사람 수가 얼마나 되는지 당국이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습니다.
현장의 수색 작업은 전날까지 이어진 비와 악천후로 어려움을 겪다가 이날부터 날이 개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당국에 소속된 요원들뿐 아니라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 수백 명이 현장에 떠밀려온 쓰레기와 파괴된 건물 잔해, 흙더미 등을 치우며 수색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