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년 동안 시멘트 밑에 묻혀 있던 시체의 진실은?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5,803일, 옥탑방의 비밀 - 거제 시멘트 암매장 살인 사건'이라는 부제로 16년 만에 드러난 끔찍한 살인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해 8월 말,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폭우로 인해 발생한 누수로 보수 공사가 진행되던 한 빌라. 그 빌라의 옥탑방 안쪽 공간에서 물이 계속 새자 작업자들은 시멘트 구조물을 깼고, 그곳에서 캐리어 안에 담긴 시신을 발견한 것.
시신의 주인공은 2008년 실종된 소연 씨. 여러 겹의 비닐과 봉지에 씌워져 가방 안에 유기된 소연 씨의 시신은 16년이 지났는데도 부패가 거의 진행되지 않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에 신원 확인도 빠르게 가능했고, 시신의 사인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16년간 시멘트 구조물 안에 진실을 은폐했던 범인은 소연 씨가 실종되던 당시 함께 동거를 했던 동거남 김 씨였다.
실종 신고 당시 소연 씨가 연락이 두절됐다며 경찰을 따돌렸던 김 씨. 그는 지난 2016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기 전까지 8년 간 시신과 함께 동거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김 씨는 사건 당시 소연 씨의 외도 현장을 목격하고 격분해 우발적 살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사망에 이를지 몰랐고, 소연 씨에 대한 죄책감에 시신과 동거를 하게 됐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거기에 더해 김 씨는 자신의 마약 중독이 소연 씨로 인한 것이며 사건 당시에도 소연 씨가 내연남과 함께 마약을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주장은 달랐다. 2008년 10월,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알렸던 소연 씨가 그럴 리가 없다는 것.
또한 소연 씨의 지인들로부터 소연 씨가 김 씨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도 들을 수 있었다. 당시 김 씨가 소연 씨에게 성매매를 하도록 종용했고 그 수익을 자신의 유흥비로 소비했다는 것.
또한 김 씨는 소연 씨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때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는 증언까지 이어졌다.
이에 유족들과 지인들은 김 씨가 주장한 우발적 범행이 거짓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은 김 씨의 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14년형을 선고했다.
특히 16년간 사체를 은닉한 것은 공소시효가 끝나 처벌할 수도 없어 유족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그리고 김 씨는 1심의 형량도 무겁다며 반성문을 제출하며 항소를 했다.
과거 나이트 DJ로 일하며 손님으로 온 소연 씨와 만났다는 김 씨. 하지만 소연 씨의 지인은 소연 씨가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된 것도 김 씨의 소개로 인한 것이라고 했다.
김 씨에게 불합리한 일을 당했지만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던 소연 씨. 그는 가족에게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 감추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2008년 상황이 달라진 것처럼 연락을 해 온 소연 씨. 소연 씨는 빚을 모두 청산했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배 시각을 어머니에게 알리며 마중 나올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돌아온다던 날부터 연락이 두절된 소연 씨는 김 씨에게 참혹한 죽음을 당했던 것이다.
부패되지 않은 피해자의 시신 덕에 약물 검사도 진행되었다. 그 결과 모든 약과 약물은 음성이 나왔다. 김 씨가 주장한 소연 씨가 마약 중독이라는 것은 모두 거짓이었던 것.
또한 범행 당시 브라만 착용하고 있던 소연 씨와 팬티바람으로 창을 넘어 도망가는 내연남을 보고 격분했다는 김 씨의 주장도 신빙성이 없었다.
시신으로 발견된 소연 씨는 하의는 물론 속옷 안에 생리대까지 착용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진술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김 씨의 진술은 그의 말에 대한 믿음을 더욱 잃게 만들었다.
이에 전문가는 "불상의 남자가 현장에 있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수사 기관도 그의 주장을 완전히 믿지는 못했을 것. 하지만 16년 지나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서 공소 사실에 기재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떠나려는 피해자를 놓아주지 않으려 김 씨가 소연 씨에게 집착과 강압적 통제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피해자의 상의가 탈의된 이유에 대해서는 결정적인 증거일 수 있는 혈흔 등을 없애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씨는 자신의 범행에 관한 것 말고도 이력에 관한 것들 거짓말을 여럿 했다. 이에 전문가는 "대외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인상 관리 욕구가 컸던 것 같다"라고 판단했다.
또한 피해자를 약취, 기생적인 방식으로 생활했음에도 피해자가 자신을 착취하는 것처럼 피해자가 잘못이라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꾸며낸 것으로 추측했다.
법의학 전문가들은 시멘트 이용한 사체 은닉에 주목했다. 부패 가스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부패가 일어나지 않은 것.
이에 전문가들은 사망 후 매장까지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아 부패 막을 수 있었다며 "살해하고 1시간 반 정도 안에 은닉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피해자를 살해하고 은닉하는 데까지 3시간 안에 완료했다는 것.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기엔 살해 후 은닉하는 데까지 사용된 도구의 수도 많아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러나 김 씨는 모든 것이 집에 준비되어 빠른 시간 안에 범행을 끝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2심 판결에서는 부디 김 씨가 거짓말로 위장해 감춰진 진실이 온전히 전달되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을 수 있기를 빌었다.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