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만화에서 시작된 이른바 '7월 대재앙설'로 일본 열도가 한동안 뒤숭숭했습니다. 오늘(5일)이 바로 이 작가가 대재앙을 예고했던 날입니다. 공교롭게도 일본 남부 해역에서는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더 술렁였는데, 일본 당국은 대재앙설과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도쿄에서 문준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예지몽을 그렸다는 한 일본 만화책입니다.
동일본 대지진의 3배에 달하는 쓰나미가 일본을 집어삼킨다고 예고하면서, 후기 글에서는 대재앙이 2025년 7월 5일 일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른바 '7월 대재앙'의 당일로 지목한 오늘, 때마침 남부 도카라 열도에서는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2주 동안 벌써 1천300번 넘는 지진이 일어난 곳입니다.
일부 섬 주민들은 육지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당국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번 지진이 일주일 이상은 더 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7월 대재앙설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습니다.
[에비타/일본 기상청 지진·쓰나미 감시과장 : 일본에선 진도 1 이상 지진이 많게는 연간 6천500회 발생하기 때문에 지진이 우연히 발생했다고 해도 (대재앙설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건 아닙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7월 5일 대지진은 없었지만, 공포의 여파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홍콩의 경우 1년 전에 비해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11.2% 급감했고, 한 항공사는 일본 정기 노선 운항을 아예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홍콩 관광객 : 7월에 일본의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에 큰 지진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일본 정부는 과도한 불안감을 경계하면서도 평소 지진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30년 안에 80% 확률로 일어날 걸로 예상되는 '난카이 대지진' 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난카이 대지진 발생 시 사망자가 최대 29만 8천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하는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11년 만에 방재 기본계획을 개정하고, 예상 사망자 수를 10년간 80%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문현진,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