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러브버그 대발생…서울에만 생기는 이유

<앵커>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지도 않지만 개체수가 늘면서 시민들이 불편해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중국에서 들어왔을 거라는데요. 그럼 외래종일 러브버그가 왜 갑자기 서울에서 이렇게 많이 보이는 걸까요?

<기자>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했던 2022년으로 가보겠습니다.

서울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사이엔 봉산이 있습니다.

은평구는 2014년부터 이 봉산에 치유의 숲이라고 하는 편백림을 조성해 왔습니다.

참나무와 아카시아 나무 등을 베어내고 편백을 심었습니다.

일부 환경단체는 이 편백림을 러브버그 발생 배경으로 꼽습니다.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대벌레 방제 사업으로 봉산의 생태계가 무너졌고 그래서 러브버그 유충이 잘 자라는 조건이 됐다는 거죠.

환경단체 주장은 이렇습니다.

다양한 나무와 동식물이 균형을 이루던 봉산에 단일종 숲, 편백림이 인위적으로 들어섭니다.

생물 다양성이 감소하면서 특정 종, 바로 대벌레가 늘어나게 된 건데요.

문제는 이 대벌레를 없애는 방제 사업을 진행하면서 봉산 편백림 주변 생태계에 틈이 생겨버린 거죠.

쉽게 말해 살충제를 뿌려 대벌레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곤충들이 함께 죽다 보니 생태계에 빈틈이 생기고 그 사이를 외래종 러브버그가 들어가게 된 것.

[최진우/생태도시전문위원 : 편백이 서울에 있는 산에 잘 살 수 있는 나무가 아니거든요. 편백만 유지시키려고 끊임없이 주변에 자라는 풀과 나무들을 계속 잘라내요. 자연적으로 자라는 어떤 나무를 더불어 살아가는 여러 곤충의 삶터는 계속 배제하고 죽일 수밖에 없기 문에 점점점 생태적으로는 황폐해지고 있는 거죠.]

편백을 심으면서 봉산의 환경도 바뀌었다고요.

[최진우/생태도시전문위원 : 키가 20M까지 울창했던 숲은 되게 시원하고 습도도 높은데 갑자기 일거에 모두 베고 작은 묘목을 심으면 태양이 바로 내리쬐기 때문에 되게 온도가 높아지거든요. 편백을 새로 심은 지역의 온도는 50도가 넘어가거든요. 되게 뜨거워요.]

또 베어낸 기존 나무들을 편백림 근처에 쌓아뒀는데요.

[최진우/생태도시전문위원 : 사실 러브버그 유충이 낙엽과 유기물이 많은 것을 또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이 벌목된 나무줄기, 가지 그런 곳에 많은 은신처 역할을 했다고도 생각이 들고요.]

은평구청은 환경단체 주장에 대해 편백림과 대벌레 및 러브버그 발생에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대벌레는 편백을 먹지 않고 2020년 은평구를 시작으로 청계산 등에도 출몰한 걸 보면 대벌레 발생은 봉산의 생태계 붕괴보다는 장마 같은 기후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겁니다.

[정종국/강원대학교 산림과학부 : 중국과의 물류 어떤 무역이 활발해진 게 한 2010년 그쯤일 것 같은데 그쯤에 그 종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은 종이 중국으로부터 들어왔어요 처음에는 밀도가 낮게 유지가 됩니다. 개체수가 적단 말이에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짝짓기 할 상대도 많이 만나게 되고 유충들의 생존 확률도 높아지게 되고 (이 과정이) 한 10년 가까이 걸리기도 해요. 그게 하필 은평구였고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저는 생각하는 거죠.]

은평구 이후 다른 지역에도 러브버그가 많이 있는 걸 보면 2022년 은평구에서의 대발생은 러브버그가 정착하는 과정 중 일부일 수도 있다는 거죠.

정확한 원인 분석을 위해 연구가 계속되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구 자체가 힘들다고 말합니다.

이유는 살충제 때문입니다.

[정종국/강원대학교 산림과학부 : 곤충이 대발생을 해서 조사를 하라고 하면 방제를 해서 다 없어졌어요. 그들이 왜 발생했는지 연구를 못해요.]

[최진우/생태도시전문위원 : 우리가 러브버그를 불쾌하고 불편하다고 해서 죽인다고 한들 그게 완전히 박멸되기도 어려울뿐더러 박멸이 되면 더 문제일 거예요. 또 다른 어떤 곤충들이 대발생하거나 더 흉측한 또 무서운 애들이 또 나타날 수 있는 거고.]

[정종국/강원대학교 산림과학부 : 곤충개체군은 항상 농약에 대한 저항성을 빨리 획득하거든요. 더 강한 농약을 써야 하거나 다른 계통의 농약을 써야 해요. 그 영향은 고스란히 사람들에게 돌아올 수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시는 러브버그를 생활 불쾌 곤충으로 지정하고 친환경 방제를 하겠다며 나섰습니다.

과연 러브버그를 죽이는 것만이 답일까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