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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겠다" 협박에 신상 공개까지…창고형 약국 '곤욕'

<앵커>

국내에 창고형 약국이 처음 등장한 이후, 소비자와 약사들의 반응이 엇갈린다는 소식, 저희가 얼마 전 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일부 약사들 사이에서 창고형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들의 신상을 유포하고, 또 비방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서 약국 측이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장훈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나쁜 약국'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사이트, "창고형 약국으로 시장이 심각하게 교란돼 선량한 약사와 약국 운영자를 보호"하겠다며 최근 생겨났는데,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홍보합니다.

창고형 약국의 대표와 근무하는 약사들의 실명 아래, 악성 댓글이 줄지어 달렸습니다.

[정두선/창고형 약국 대표 : (사이트를 보고) 오늘 아침에만 3명의 약사님이 그만둔다는 얘기를 하셨고요. 새로 출근하기로 한 약사님조차도 직접 오셔서 죄송하다 하면서….]

약사와 약대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는, 약국 내부 사진을 비롯해 대표와 근무 약사들의 사진, 이름, 그리고 졸업한 학교까지 공개됐습니다.

"학교 이름에 먹칠한다", "사고 나면 좋겠다"는 등의 댓글도 거침없이 달렸습니다.

창고형 약국 측은 결국 온라인 댓글을 단 28명을 모욕 및 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정두선/창고형 약국 대표 : '죽이겠다' 등 그런 글들이 많이 있었고, (근무) 약사 면허증을 캡처해서 모든 사람들의 신분을 다 드러내는 거죠.]

대한약사회는 "해당 비방 사이트나 비난 게시글이 올라온 커뮤니티는 약사회와 무관하다"면서도, "창고형 약국은 의약품 유통시장을 왜곡하고 오남용을 부추긴다는 기본 입장에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처음 문을 연 창고형 약국은 소비자들 호응이 좋아 2호, 3호점 확장을 검토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약사들 반발이 거센 데다, 근무 약사를 몰래 촬영하거나 와서 시비 거는 사람들도 있어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대형 할인 약국이라는 새로운 유통 형태 출현으로, 소비자의 편의성, 그리고 복약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은 더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박나영,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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