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모습
산악인들이 수십 년간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네팔 스타트업 회사가 대형 드론을 투입해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네팔의 에어리프트 테크놀로지는 지난 4월부터 중국산 대형 드론 2대를 현장에 투입했는데, 이들 드론은 해발 5천 364m의 에베레스트 남사면 베이스캠프에서 사다리나 로프 같은 물자를 실어 해발 6천 65m에 있는 캠프 1까지 나릅니다.
이후 셰르파들이 쓰레기가 가득 든 자루를 드론에 연결하면 단 6분 만에 이를 베이스캠프까지 운반합니다.
대당 가격이 7만 달러, 우리 돈 9천 500만 원에 달하는 드론은 영하 20도에서 비행이 가능하고, 시속 40㎞ 이상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습니다.
이들 드론 2대로 한 달 만에 280㎏ 이상의 쓰레기를 처리했다고 관련 비영리 단체는 밝혔습니다.
15차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셰르파 락파 누루는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 팀이 평소에 치우는 쓰레기의 약 70%를 올해는 드론이 대신 처리했다"며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에어리프트 측은 네팔 당국과 협력해 에베레스트와 다른 8천m급 봉우리에 더 많은 드론 기종을 시험 도입할 계획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여러 드론 제조업체가 시험용 장비를 제공하겠다고 연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에베레스트는 4월 말부터 5월 말까지인 등반시즌에 수만 명이 베이스캠프를 찾고, 수백 명이 정상도전에 나서다 보니 쓰레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네팔 군 당국과 셰르파들은 2019년 이후 에베레스트와 주변 봉우리에서 1백 톤 이상의 쓰레기를 제거해 왔습니다.
또 네팔 정부는 베이스캠프 이상으로 올라가는 등반자들에게 최소 8㎏의 쓰레기를 반드시 수거해 내려오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4천 달러의 보증금을 몰수하는 제도까지 도입했습니다.
당국은 콜레라 같은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등반객들이 배설물을 배변 봉투에 담아 베이스캠프로 다시 가져오도록 하는 규정도 도입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