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보이는 것 너머의 세계…기억과 감정의 상징

<앵커>

중견작가 지오 최의 작품에는 일상의 친숙한 이미지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자연과 사물을 보고 느낀 자신의 감정과 기억들을 다양한 상징으로 풀어냅니다.

이주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선 너머, 시간이 머문 자리 / 8월 1일까지 / 갤러리 마리]

이른 봄 핏빛 꽃을 피워내는 무우수.

아무런 근심이 없다는 커다란 무우수가 평화의 상징 비둘기와 함께 제주의 아픈 역사를 품어냅니다.

알알이 다른 색으로 표현된 포도송이는 탱탱한 생명력에 대한 호기심과 주변의 다양한 이미지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합니다.

작가는 보이는 것 너머 기억과 감정의 세계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한겨울에 피어나는 동백꽃에는 신혼 시절 거제도 여행의 추억이 묻어 있습니다.

두 마리 공작새가 얇은 실로 서로를 연결하고, 나무그늘 아래 둘 만의 식탁으로 아련한 기억을 되새깁니다.

[지오 최/작가 : 이곳에서 느낀 그런 감정과 이런 기억들이, 그건 저만의 것이고, 또 오시는 분들은 이걸 보시면서 그분만이 갖고 있는 생각을 이 그림을 투영해서 관람해 주신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미국 서부 브라이스 캐년에서 마주친 대자연의 풍광은 일상의 대상과는 다른 새로운 감각적 체험을 제공합니다.

신비로운 사막의 밤, 하늘의 별들을 주전자에 담아 쏟아 부으면 협곡 아래 하천으로 별들이 흐르고, 붉은 암석 기둥마다 피어오르는 불꽃들은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됩니다.

[지오 최/작가 : 죽음과 삶과 다시 윤회되는 그런 어떤 자연의 모습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었어요. 그 하나의 생명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라든가 존재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예요.]

작가는 작품의 주인공 말고도 다양한 상징적 장치들을 배치해 상상력을 이끌어냅니다.

개인적인 사랑의 감정부터 사회적 서사, 그리고 자연의 신비까지 품어내고 있는 겁니다.

(영상편집 : 안여진, VJ : 오세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