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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초여름부터 역대급 폭염에 신음…아프리카 '열돔' 여파

유럽, 초여름부터 역대급 폭염에 신음…아프리카 '열돔' 여파
▲ 30일 프랑스 남부 생트마리 드 라 메르에서 폭염으로 인해 해변가에 앉아있는 사람

유럽이 여름 초입부터 역대급 폭염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고온건조한 고기압 '열돔'의 영향에 곳곳에서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 경신됐고 산불까지 확산했습니다.

알프스의 만년설도 위험에 직면했습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전날 포르투갈 도시 모라의 기온이 46.6도에 이르러 6월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 경신됐습니다.

바로 전날에 수립된 기존 기록(45.4도)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습니다.

스페인 남부 엘그라나도에서도 수은주가 46도를 찍어 6월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새로 수립했습니다.

욜란다 디애즈 스페인 노동부 장관은 소셜미디어에서 "폭염 기상 경보가 발령되면, 업무량을 줄이거나 업무일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남부에서는 폭염의 영향으로 원자로가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원자로를 식힌 뒤 배출되는 냉각수가, 이미 폭염의 영향으로 달궈진 강의 수온을 더욱 높여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서입니다.

프랑스는 각 도시에서 공원 개장 시간을 연장하고, 수영장·박물관 등을 무료로 개방하는 방식으로 더위 피해에 대응하고 나섰습니다.

이탈리아도 16개 도시에 '레벨3' 폭염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고령자 등 고위험군뿐 아니라 건강하고 활동적인 사람들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정도의 폭염을 의미하는 경보입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인기 TV진행자를 내세워 더위 대응 요령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이날 개막한 메이저 테니스 대회 윔블던(총상금 약 1천억 원)이 열리는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은 기온이 29.7도로 개막일 기준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썼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 기간에 폭염이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회 기간 역대 최고기온 기록도 손쉽게 경신될 전망입니다.

WP는 밤 최저 기온이 30도를 넘는 이른바 '초열대야' 현상도 유럽 각 지역에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평년이었다면 아직 풍성한 만년설에 덮여 있어야 할 알프스도 더위의 직격타를 맞고 있습니다.

프랑스 알프스의 최저 빙결고도는 해발 5천136m까지 상승했습니다.

지표면에서 고도가 높아질수록 온도가 낮아지는데, 영하까지 기온을 낮추기 위해서 올라야 할 높이가 평년보다 약 300m나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빙결고도보다 해발고도가 낮은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4천807m)은 얼음이 녹는 영상 기온에 노출됐습니다.

기상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몽블랑 정상 부근의 기온은 24시간 이상 영상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 사진가는 알프스 라메주 산을 가리키며 엑스(X)에 "모습이 마치 두 달 더위를 버티고 난 8월 말 같다. 이제 겨우 6월 말인데"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더위를 직접 겪었습니다.

그는 엑스 게시글에서 "이상 폭염은 더는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아니다. 이제 '뉴노멀'이 됐다"며 "지구가 갈수록 뜨겁고 위험해지고 있다. 여기에서 면역인 국가는 없다. 더 강력한 기후 행동을 즉각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게시글을 작성한 스페인 세비야는 이날 기온이 42.6도까지 올랐습니다.

더위의 주범은 아프리카에서 형성된 '열돔'으로 파악됩니다.

고온건조한 열돔은 최근 북아프리카부터 남부 유럽까지 영향을 끼치고, 그 세력을 북부 유럽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열돔의 발원지와 가까운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와 알제리는 이미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고온 건조한 대기의 영향에 산불도 잇따랐습니다.

각지에서 기온이 40도를 넘은 그리스에서는 산불도 수십 건이 발생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포르투갈에서도 현재까지 산불 6건이 발생한 상태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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