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산세 뚜렷하나 ‘전국 전파’는 좀 더 지켜봐야
- 수명 일주일 내외…화분 매개·유기물 분해하는 익충
- 계양산 정상 영상? 나도 보고 깜짝
- 원래 서식지로 산림 선호…떼로 ‘신혼비행’ 중인 것
- 중국 칭다오 지역서 유입 추정, 물류 교역 과정 의심
- 현재 천적 없어…곧 더 많은 생물들에 먹이 될 것
- 소멸 시기? 7월 중순 예상…장마와는 크게 관련 없어
- 대처법? 조명 최소화·어두운 옷, 살충제 대신 분무기
- 포집장치•유인제 개발 중…곧 현장에 적용할 것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09:00)
■ 일자 : 2025년 7월 1일(화)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박선재 국립생물자연관 연구원
▷김태현 : 요즘 이것 때문에 못살겠다는 분들 정말 많습니다. 저도 그 중에 한 사람입니다. 지금 유튜브 화면으로 보여드리고 있는데요. 인천 계양산 데크 바닥을 검은 아스팔트처럼 빡빡하게 뒤덮은 이것의 정체, 이름하여 바로 러브버그입니다. 급기야 재난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는 건데 러브버그가 왜 이렇게 창궐하고 있는지 전문가와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박선재 연구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연구관님, 안녕하세요.
▶박선재 : 안녕하세요. 국립생물자원관 박선재 연구관입니다. 반갑습니다.
▷김태현 : 러브버그라는 단어가 언론에 등장한 게 몇 년 된 것 같은데 올해는 유독 많은 것 같아요. 이게 전국적으로 지금 많이 퍼진 것 같은데 어디까지 퍼져 있습니까?
▶박선재 : 러브버그의 우리나라 공식 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인데요. 얘네들은 2015년 인천에서 최초로 보고한 후에 2022년 서울시 은평구나 고양시 등 서북부 지역에서 대량으로 발생을 했고요. 현재는 서울시 25개 모든 자치구와 인근 경기 지역에서도 발생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앞서 저희가 유튜브 영상에서 보여드렸고 뉴스에서도 보도가 많이 됐는데 계양산 여기는 거의 그냥 러브버그가 점령을 했더라고요. 왜 여기에 더 이런 겁니까? 조건에 맞았나요?
▶박선재 : 저도 그 영상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어떻게 보면 이런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요. 2023년도 북한산 백운대 정상에서도 러브버그가 떼로 발생을 해서 등산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적이 있는데요. 북한산이나 계양산 등은 러브버그가 생활하기 좋은 낙엽지가 잘 발달된 그런 산림지대입니다. 그래서 이 러브버그 유충은 낙엽이 쌓인 토양에서 생활을 하다가 성충으로 우화를 할 때가 되면 한꺼번에 떼로 나타나서 신혼비행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신혼비행을 할 때 어떤 산의 정상과 같이 탁 트인 공간에서 떼로 발생하는 그런 습성이 있어서 아마 등산객들에게 쉽게 발견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태현 : 근데 연구관님, 얘네들은 어디서 왔습니까? 애초에.
▶박선재 : 러브버그 같은 경우는 원래 중국 남부가 원산지고요.
▷김태현 : 중국 남부요?
▶박선재 : 예. 그리고 대만,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분포를 하고 있는데요. 이들이 분포하고 있는 지역의 표본들을 저희가 확보해서 유전자 분석을 해 보니까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 러브버그는 아마 중국 산둥반도의 칭다오 지역에서 유입된 것으로 그렇게 지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 중국을 강타한 태풍, 이것 때문에 바람 따라서 러브버그가 산둥반도부터 우리나라까지 왔다는 설도 있던데 맞는 얘기입니까?
▶박선재 : 아마 그것보다는 중국과의 어떤 물류 교역 과정에서 얘네들이 아마 우연히 유입되지 않았을까 그렇게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쪽 지역하고의 어떤 물류 과정에서 우연치 않게 유입된 것으로 그렇게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그래요? 그러면 이게 지금 수도권을 많이 강타하고 있는데, 서울에 다 퍼졌고. 이게 수도권 벗어나서 전국까지 퍼져나갈 가능성도 있습니까?
▶박선재 : 지금 2022년도 수도권에서 대발생한 이래로 서울 전역과 인근 경기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은 뚜렷하게 맞는데요. 저희가 좀 더 모니터링을 통해서 그런 부분들은 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연구관님, 이게 러브버그. 러브하고 버그는 좀 안 어울리는데 이름이 러브버그잖아요. 원래 정식 명칭은 따로 있고. 이게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 벌레입니까?
▶박선재 : 원래 러브버그는 파리목의 털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암수가 신혼비행 후에 계속 붙어 다녀서 러브버그라는 별명이 붙었고요. 보통 성충 같은 경우는 한 일주일 정도 살다가 알을 낳고 죽습니다. 그리고 애벌레 같은 경우는 낙엽이 쌓인 어떤 토양에서 부패한 낙엽이나 그 유기물들을 분해하는, 어떻게 보면 토양의 지렁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고요. 성충 같은 경우는 꽃이 잘 유인돼서 화분을 매개하는 등 어떻게 보면 생태계에서는 익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태현 : 얘네들 근데 항상 이렇게 붙어 있어요, 암수 한 쌍이요?
▶박선재 : 신혼비행 후에 알을 낳기 전까지 항상 이렇게 붙어서 생활합니다.
▷김태현 : 그래요? 근데 이게 사실 불쾌하잖아요, 이거 차에 붙어 있고 있으면. 근데 이게 해충은 아니고 익충이라던데 그건 왜 그런...
▶박선재 : 좀 전에 설명드렸듯이 얘네들의 유충 같은 경우는 땅 속에서 토양의 어떤 유기물을 분해하는 분해자 역할을 하고 성충은 화분 매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익충을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근데요, 연구관님. 생태계는 먹이사슬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래서 자연적으로 개체가 좀 조절도 되고 이러는데 천적이 있으면 개체수 조절이 되는 건데 얘네는 그게 안 됩니까?
▶박선재 : 원래 해외에서 어떤 새로운 생물이 유입이 되면 기존의 생물들이 이들을 먹이로 인식하고 잡아먹기까지는 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고요. 그래서 처음에 천적이 없어서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그런 경향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조절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실질적으로 현장조사를 하다 보면 요즘에는 까치나 참새 이런 많은 종류의 새들과 거미류, 사마귀와 같은 그런 생물들이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광경을 종종 목격하고는 합니다.
▷김태현 : 연구관님, 지금 문자가 하나 들어왔는데요. 질문입니다, 청취자 질문. 배○○님께서 “러브버그 맛도 없어서 개구리 같은 애들이 안 먹는다던데요?” 개구리한테 물어봤는지 모르겠는데 이거 맞는 얘기입니까?
▶박선재 : 저희가 러브버그를 채집해서 개구리 얘네들이 먹는지 실험을 한번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태현 : 아직 연구관님도 모르시는구나.
▶박선재 : 그쪽 부분까지는 아직 실험을 못 해 봤습니다.
▷김태현 : 근데 결국 이런 의문점, 의구심들이 드는 게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게 새나 개구리 같은 애들이 벌레를 잡아먹으면 벌레가 줄 건데 도저히 안 주니까 얘네들이 맛이 없어서 안 먹는 건지, 독이 있어서 안 먹는 건지 그게 궁금했던 건데 그러면 연구관님 아까 말씀대로 하면 이게 시간이 지나면 천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신 거예요?
▶박선재 : 예. 어떻게 보면 자연의 어떤 자정 작용이 충분히 발동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하지만 그런 것들이 조절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아직은 새나 개구리들이 쟤네가 먹이인지 아닌지 아직 인식이 안 되는 그런 거네요.
▶박선재 : 처음에는 그렇게 인식이 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얘네들도 충분히 먹이로써 인식이 될 가능성이 높고요. 현재도 보면 지금 재발생한 지 한 2, 3년이 지났잖아요. 많은 생물들이 얘네들을 잡아먹는 광경들이 이제 종종 목격이 되니까 아마 앞으로는 더 많은 생물들이 얘네들을 먹이로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거 제일 궁금한 게 언제까지 계속 갈까 이거거든요, 연구관님.
▶박선재 : 저희가 몇 년간의 발생 현황을 분석해 보니까 7월 중순경이면 거의 대부분의 개체가 사라질 걸로 그렇게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7월 중순이요? 그건 왜 그런 거예요?
▶박선재 : 일단 얘네들의 생활사를 좀 생각해 봐야 되는데 얘네들 같은 경우는 한 6월 중순경에 보통 보고가 시작되고요. 얘네들의 성충이 한 일주일 정도 살다 보니까 많은 성충들의 생활사를 좀 고려해 보고 발생 현황들을 지켜보니까 7월 중순경이면 대부분 개체가 사라지는 그런 현상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 거예요?
▶박선재 : 장마 같은 경우는 6월 말에서 7월 초에 보통 오잖아요. 그래서 장마가 거의 사그라들 때쯤 러브버그도 같이 개체수가 줄어드는 그런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태현 : 오히려 그러면 장마가 사그라질 때라고 하면 비 많이 오는 거하고는 상관이 별로 없다는 말씀이시네요?
▶박선재 : 비가 일단 많이 오면 얘네들이 비행 능력이 없어서 주변에서 관찰은 많이 안 되지만 다른 풀숲이라든가 그런 데서 많이 이렇게 숨어서 있기는 하거든요. 그래서 비가 안 올 때 한꺼번에 또 발생을 하고 또 사람들 눈에 보이고 그런 경향을 보이는 거고요. 오히려 그런 장마 기간이 끝날 때쯤, 7월 중순쯤이 되면 얘네들도 같이 사그라드는 그런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태현 : 어쨌든 지금 사그라지기 전까지는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박선재 : 주변에 저희가 발생 현황들을 좀 보면 분명히 수도권에서도 서울은 다 전역에 발생을 하고 있는 상태고요. 그리고 경기 일대까지 확산이 되고 있기 때문에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좀 지켜보기는 해야겠지만 지금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은 맞는 것 같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계속 지금 문자로 질문 들어오는 게 “선생님, 이거 어떻게 없애요? 못살겠어요.” 이거거든요, 연구관님. 이거 일상생활에서 그냥 자연스럽게 사라지기까지는 좀 기다리기 쉽지 않으니까 당장 오늘이라도 이거 대처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박선재 : 일단 얘네들의 어떤 대응 요령으로 저희가 항상 홍보를 하는 내용이 얘네들은 빛을 좋아하기 때문에 대발생 기간에는 생활 조명을 최소화해 주시는 걸 말씀드리고요. 외출 시에는 밝은 색 옷보다는 어두운 색 옷을 입는 것을 권고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내에 러브버그가 들어왔을 때는 분무기를 이용해서 물을 뿌리고 휴지로 치우면 쉽게 얘네들을 제거할 수가 있습니다.
▷김태현 : 분무기로 물을 뿌려요?
▶박선재 : 예.
▷김태현 : 살충제, 모기약 이런 거 쓰면 어떻게 돼요?
▶박선재 : 걔네들에도 되게 쉽게 제거가 되는데 아무래도 친환경적인 그런 대응 요령을 저희가 설명하다 보면 그런 약제보다는 물을 이용하는 것을 권고드리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그 말씀은 물만 뿌려도 없어지니까 굳이 살충제 가져까지 쓸 필요 없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박선재 : 예. 실내로 들어왔을 때 일부 개체들을 대응할 때는 그런 방법들이 유용하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계양산같이 떼로 몰려 있는 애들 있잖아요. 걔네들은 어떻게 해요? 그럼 호스로 뿌려야 되나요, 물을?
▶박선재 : 걔네들 같은 경우는 저희가 얘네들이 우리나라에 유입된 지가 얼마 안 돼서 그런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좀 친환경적으로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저희가 기술 개발하고 있는데 얘네들이 빛에 이끌리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빛을 이용한 어떤 포집장치라든가 아니면 얘네들을 특정 지역으로 유인하는 유인제를 이용한 포집장치를 개발해서 서울시 등과 같이 협업을 해서 올해부터 시범 운영을 하고 있는 중이고요. 아마 그런 결과들이 나오면 현장에 직접 적용해서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이었습니다. 연구관님, 감사합니다.
▶박선재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