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더위만큼이나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게 또 있습니다. 바로 짝을 이룬 채 날아다니는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벌레들입니다. 이게 물론 사람한테 나쁜 곤충은 아니지만, 몸에 잘 달라붙고 심지어 집 안에까지 들어오면서 지자체들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현장을 동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등산로 바닥에 러브버그 사체가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새까만 벌레들이 등산객 몸을 뒤덮었습니다.
인천 계양산 산책로에 출몰한 러브버그 모습을 담은 SNS 영상입니다.
러브버그가 대량으로 출몰한다는 인천 계양산에 나와 있습니다.
직접 올라가서 얼마나 많은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등산로 입구에는 멀지 않은 정자에 러브버그들이 달라붙어 있습니다.
인천 토박이 시민도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고 말합니다.
[윤명순/인천 부평구 : 처음이에요. 작년에 있긴 있었는데 조금 있어서 실감은 못 느꼈어요. 메뚜기처럼 삥 둘러서…얼굴을 무서우니까 (가렸어요)]
이 등산로 데크에는 무수히 많은 검정색 점들이 있는데요.
이 점들이 다 러브버그의 사체입니다.
정상에 다다르자 수천 마리 러브버그 떼가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떼를 지어 날아다닙니다.
러브버그 사체들이 쓰레받기 하나 가득 찰 정도로 쌓여 있습니다.
이곳은 계양산 정산인데, 러브버그들이 얼굴로 달려들어서 눈을 뜰 수가 없고 사체들 악취 때문에 숨을 쉬기 힘들 정도입니다.
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느낀다고 토로합니다.
[장세현/인천 계양구 : 방충망이 다 쳐져 있는데도 집 안으로 많이 들어오거든요. 밀폐가 되어 있는데도. 아이가 놀라죠. 천장에 따닥따닥 붙어 있고 하니까.]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러브버그 관련 민원 접수는 폭증하고 있습니다.
[백은실/계양구청 감염병관리과 팀장 : 작년에는 62건 정도 들어왔는데 (6월) 27일까지 통계를 잡아보니 한 360건 정도 잡혀요.]
지자체들은 곳곳에 방역 장비를 설치하는 등 러브버그 대응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김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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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장 취재하고 온 동은영 기자와 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Q. 러브버그는 '해충? vs 익충?'
[동은영 기자 : 네 저도 주변에서 러브버그들을 본 적이 있긴 한데 이렇게 시야를 가릴 정도로 많은 개체 수를 본 적은 처음이라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러브버그들이 제 몸으로 달려들고, 바로 입안으로 들어올 정도로 그 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몸에 달라붙은 상황에선 혹시 물리는 건 아닌지 두렵기도 했는데, 곤충학자들은 러브버그가 사람을 물거나 균을 옮기는 해충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연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이로운 곤충이라고 하는데요. 유충이 낙엽을 분해하거나 토양의 유기물을 분해해서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성충은 꿀벌과 꽃의 수분을 도와줘 생태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Q. 러브버그 개채수 증가 이유는?
[동은영 기자 : 곤충의 천적인 새들이 먹이로 인식할 수 있기까지는 어느 정도 기간이 필요한데 아직 먹이로 완전히 인식되지는 않은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입니다.]
[박선재/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시간이 지나면서 조류라든가 아니면 거미라든가 사마귀, 토양성 딱정벌레 종류 이런 생물들이 충분히 얘네들(러브버그)을 먹이로 인식하고 잡아먹어서 개체 수를 조절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Q. 러브버그 예방법은?
[동은영 기자 : 전문가들은 화학적 방제를 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빛을 좋아하는 러브버그 특성을 활용해서 광원 트랩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고요. 외출할 때 밝은 색 계열 옷보다는 어두운 옷을 입으면 러브버그들이 덜 달라붙는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