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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2022년 프랑스서 폼페이오 암살 시도…가까스로 피해"

"이란, 2022년 프랑스서 폼페이오 암살 시도…가까스로 피해"
▲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에서 대(對)이란 강경외교를 주도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2022년 이란의 암살 시도를 가까스로 피한 사실이 새롭게 알려졌습니다.

또한 2차례 암살 위협을 겪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좌진이 작년 대선 기간 계속됐던 생명의 위협과 불안에 위장 항공기 등을 동원해 대처한 구체적인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자사의 전현직 기자 4명이 공동 집필해 내달 출간되는 책 '2024: 트럼프는 어떻게 백악관을 되찾았나, 그리고 민주당은 어떻게 미국을 잃었나'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책에 따르면 이란이 2022년 프랑스 파리에서 폼페이오 전 장관이 당시 머물던 호텔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 호텔에서 암살을 시도했으나 폼페이오 전 장관이 가까스로 피했습니다.

다만 이란이 어떤 방식으로 암살을 시도했는지, 암살이 이란과 연계됐다는 근거는 무엇인지, 폼페이오 장관이 이 시도를 어떻게 파악하고 피할 수 있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대(對)이란 강경 정책을 펼친 탓에 이란으로부터 암살 위협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한때 대통령 및 주요 인사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의 경호도 받았습니다.

폼페이오 전 장관 측은 암살 시도와 관련한 WP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앞서 폼페이오 전 장관은 저서 '1인치도 내주지 않는다'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대원이 100만 달러에 폼페이오 전 장관 암살을 위한 청부업자를 고용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공개했었습니다.

1기 트럼프 행정부는 강경한 압박으로 이란의 반발심을 샀습니다.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대규모 경제 제재도 부과했습니다.

IRGC 최정예 쿠드스군의 사령관을 암살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이란은 역시 대이란 강경파였던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 보좌관과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에 대한 암살을 시도한 사실이 이미 알려져 있었습니다.

폼페이오 전 장관에 대한 이란의 암살 시도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P는 전했습니다.

작년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선거캠프의 속사정을 심층 취재한 이번 책에서는 2차례 암살 시도를 겪은 뒤 당시 트럼프 대선후보의 언행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캠프 관계자들이 잠재적인 위협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작년 7월 총알이 얼굴에 스칠 정도로 직접적인 암살 위협을 받았습니다.

그 두 달 뒤에는 마러라고 골프장에 소총을 장비하고 숨어 있던 암살범이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이 두 차례 암살 시도가 이란과 관련돼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습니다.

이번에 출간되는 책에서는 이란이 당시 미국 내에서 살인 청부업자 팀을 구성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공개됐습니다.

이 사실은 당시 비밀경호국이 트럼프 캠프 측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위협이 계속되면서 보안 당국은 트럼프 당시 후보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무장기지 수준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보안 관계자들은 트럼프 후보가 개인 제트기를 이용하는 경우 당시 캠프 관계자였던 부동산업자 스티브 위트코프의 항공기를 위장 항공기로 활용하라고 설득하기도 했습니다.

위트코프는 현재 백악관 중동특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의 항공기가 지대공 미사일 등의 위협에 노출됐다는 이유로, 탑승 직전 다른 비행기로 바꿔 탄 사례도 있었습니다.

당시 트럼프 후보가 타려던 원래 비행기에 미리 탑승해 있던 캠프 관계자들은 이륙 직전에야 이 사실을 통보받고 "그럼 우리가 미끼인가요"라고 크리스 라시비타 공동선대위원장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보안 당국은 또 트럼프 후보에 대한 독살 시도를 우려해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을 때도 지지자들의 휴대전화를 만지지 않도록 조언했습니다.

휴대전화에 치명적 화학물질을 발라 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위협을 무릅쓰던 트럼프 후보도 2차례 암살 시도를 비롯한 계속된 위협에 점차 조심스럽게 행동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후보는 개인 집무실에 화학무기 감지기를 설치했고, 마러라고 리조트에는 폭발물 탐지 로봇이 돌아다녔습니다.

참모들도 극도의 긴장감을 유지했습니다.

제임스 블레어 현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캠프 정무국장 시절 군에 소속된 친구에게서 방탄조끼를 빌려 썼습니다.

일부 캠프 관계자는 총을 휴대했습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라시비타 공동선대위원장 집 앞에 무장 경호원을 배치했습니다.

라시비타 선대위원장도 3 차례나 살해 위협을 당했다고 합니다.

캠프 관계자들은 계속된 위협이 트럼프 후보의 '심기'까지 신경 써야 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후보가 보안상 이유로 골프를 치지 못하게 되면 기분이 상한 나머지 과격한 행동으로 선거를 그르칠까 봐 걱정했다는 내용이 책에는 담겼다고 WP는 전했습니다.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승리로 정치적 승리뿐 아니라 목숨까지 지킨 것으로 느꼈습니다.

트럼프는 마러라고 리조트에 찾아온 한 손님에게 선거 승리와 관련해 거친 욕설을 섞어 가며 "이겨야 했다. 살아남아서 이겨야 한다. 못 이기면 우리 다 X되니까"라고 말했다고 WP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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