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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제주 하천서 물고기 집단 폐사…장마철 내린 비가 원인이라고?

지난 22일 제주시 내도동의 도근천.

이곳에서 물고기 떼가 집단 폐사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다 죽은 거네. 몇 마리야 이게.]

[마을 주민 : (제주도에 산지) 8~9년 됐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이성우/제주도민 : 딱 오자마자 악취가 나는 것 같아요. 저기 보세요. 너무 심해요.]

떼죽음 당한 물고기들이 허옇게 배를 드러낸 채 하천 곳곳을 뒤덮고 있는데, 주민센터와 마을 방제회가 모두 나서 이틀째 죽은 물고기를 치워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오늘 이게 한 4통 정도 채웠어요.]

[어제까지 하면 4통 넘게 채우고 있습니다.]

최소 240kg의 물고기를 치웠지만 아직도 이 하천엔 죽은 물고기가 가득합니다.

운 좋게 살아있는 물고기를 발견해 살펴보니 민물고기와는 생김새가 어딘가 다른 모습.

[(물고기가 무슨 물고기예요?) 은어 같은데 은어.]

[여기에 은어가 많이 살거든요. 은어 아닌가 생각하는데 하천에 은어가 많아요.]

주민들은 이들이 이 하천에서 많이 사는 민물고기인 은어라고 추측했지만, 해녀들은 모두 바닷물고기라고 말합니다.

[(이 물고기는 뭐예요?) 전갱이요. 고등어 새끼하고 전갱이 (새끼)예요.]

대표적인 바닷물고기인 고등어와 전갱이는 주로 따뜻한 바다에 사는 난류성 어종입니다.

이 도근천의 끝이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바닷물고기인 고등어와 전갱이가 앞바다에서 떼를 지어 다니다 하천으로 거슬러 올라왔다는 겁니다.

[(저기 민물 아니에요?) 그런데 얘네들이 올라와요. 여름철에는 고등어, 전갱이가 많이 오죠.]

[김무승/마을 주민 : 전갱이 하고 고등어가 같이 다녀요. 엄청 많이 들어오죠. 안으로 지금 이 근처에 가면 고등어 떼가 엄청 많아요. 여기 저녁 때 와 보면 바글바글해요.]

밤이 되자 온통 새끼 전갱이와 새끼 고등어로 가득한 이곳.

특히 집단 폐사 전날 밤에는 비가 많이 와 바닷물의 수위가 높았다고 합니다.

[송지민/마을 주민 : 비도 많이 오고 바다 날씨 자체도 많이 안 좋았고 물 같은 경우에도 많이 들어온 상태였어요. 파도도 치다 보니까 얘네가 (하천으로) 밀려 들어오면서...]

[허성표 교수/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 장마철이고 비가 많이 왔기 때문에 유기물들이 많이 하천에서 내려왔고, 플랑크톤이 형성이 많이 돼서 수위가 전체적으로 높아질 때 전갱이나 고등어들이 먹이를 찾아서 오는 습성 때문에 이때 강으로 유입됐다가...]

밀물을 따라 도근천까지 600m 정도 헤엄쳐 들어온 물고기 떼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하천에서 떼죽음을 맞이한 것 같은데,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몇 가지 의문점을 제시합니다.

[비 온다고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계속 일어나야지 그러면 해마다 이런 일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거죠.]

[누가 버린 것 같은데요.]

[오염된 거 아닌가?]

[이거 무슨 오염이 된 거 아니에요?]

[누가 약품 탄 것 같지 않아요?]

국내에서 조업 후 무단 방류 혹은 오폐수 유출로 인한 물고기 집단 폐사 사례가 있었기에 이번에도 비슷한 사건이 아니냐는 겁니다.

[허성표 교수/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 여기가 보면 바다하고 떨어져 있고 주변에 길도 그렇게 좋은 데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누가 이 어업을 하고 와서 여기다 버렸다 그런 수고를 여기까지 와서 할 필요가 있나...]

[(폐수처리장이나 축사가 있어요 인근에?) 저희 마을에는 없는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건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무단 방류 증거나 하천을 오염시킬 시설 등은 보이지 않아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번 집단 폐사의 원인이 저염분에 의한 쇼크사로 추정했습니다.

[고준철 박사/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 : 조사한 결과 수온하고 용존산소 pH 수질 결과들은 정상 범위였는데, 특히 염분 같은 경우 0.5psu~11.9psu 정도로 거의 민물에 가까운 염분 농도였습니다. 그래서 저염분 쇼크사로 인해 폐사가 일어나지 않았나 그렇게 추정되고 있습니다.]

실제 도근천의 염분과 바다의 염분을 비교해 보니 염분량이 8배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새끼 전갱이와 고등어 떼가 만난 밀물과 썰물의 타이밍, 그리고 급격하게 변한 염분 농도에 의해 집단 폐사한 겁니다.

[고준철 박사/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 : 자연적인 현상이고 그걸 확인하지 못했다는 부분이 있을지언정 항상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기에 하천에서 죽은 물고기들이 계속해서 발견되는 상황.

더운 날씨에 부패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하기에 주민들은 매일 죽은 물고기로 가득한 하천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취재 : 이선용, 구성 : 신혜주(인턴), 영상편집 : 김수영, 디자인 : 김보경, 제작 : 모닝와이드3부)

* 해당 콘텐츠는 AI오디오로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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