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휴전 합의 과정을 보면 사실상 수세에 몰린 이란이 백기투항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휴전합의 발표에 앞서 이란은 카타르의 미군 기지를 공격했는데 이마저도 체면치레에 불과했습니다.
이어서 김경희 기자입니다.
<기자>
미사일이 흰 연기를 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릅니다.
현지시간 23일 오후 이란이 카타르 미 공군기지에 미사일 14발을 쐈습니다.
미국이 핵시설을 타격할 때 쓴 벙커버스터와 같은 숫잡니다.
[아미르 하타미/이란 육군 총사령관 : 순교는 큰 축복이지만 지금은 승리를 위해 싸울 때입니다.]
테헤란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습니다.
[테헤란 시민 : 미사일을 더 많이 쏘았으면 좋았을 겁니다. 중동에 있는 모든 미군을 관에 넣어 돌려보내야 합니다.]
이런 결기와 달리, 미사일은 대부분 요격됐고 사상자도 없었습니다.
이란이 미국과 카타르에 공격 계획을 미리 알렸기 때문입니다.
미군 기지 공격이 강경파를 달래려는 일종의 체면치레였을 뿐 미국을 자극할 의도가 없다는 걸 분명히 한 것입니다.
실제로 알 우데이드 미 공군기지에선 공격에 대비해 항공기 대부분이 철수한 상태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공격 계획을 알려 준 이란에 감사하다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이란은 지난 2020년 솔레이마니 혁명사령관이 암살 당해 이라크 미군 기지를 타격했을 때도 공격 사실을 미리 알린 바 있습니다.
[레나드 만수르/채텀하우스 중동 담당 선임연구원 : 더이상 하나의 지역 분쟁이 아니라, 이란 지도부에게는 체제 생존이 걸린 전쟁입니다. 실존적 전쟁입니다.]
이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기습공격에 군 수뇌부가 전멸하다시피 했고 방공망도 무력화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핵시설 세 곳이 공격받았고, 정권 존립 자체가 위협받으면서 이란으로서는 휴전 외에 선택지가 별로 없을 거란 분석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