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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건너간 조선왕실 건축물 관월당, 100년 만에 귀환

<앵커>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왕실 건축물 '관월당'이 100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외국에 있는 문화유산 건물 전체가 귀환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의 국보 가마쿠라 대불 뒤쪽에 쓸쓸히 놓여 있던 정면 3칸, 54㎡ 크기의 사당.

1920년대 일본으로 옮겨진 관월당입니다.

지난해 봄, 해체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단청 안료와 문양 조사 등을 거쳐 기와와 목재를 하나하나 분리했습니다.

그리곤 복원 작업을 위해 우리나라로 보내졌는데, 어제(23일) 일본 사찰과 소유권을 넘겨받는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이경아/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 규모는 작고 간단한 목 구조이지만 굉장히 왕실의 격식과 화려함을 갖춘 18세기에서 19세기 사이에 왕실 관련 사당 건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선 왕가의 일원 중 한 명이 관월당을 조선식산은행에 담보로 잡혔고, 이후 은행 측이 은행 재정난을 도와준 일본 기업인 스기노 기세이에게 선물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도쿄에 있는 자신의 저택으로 관월당을 옮겨갔던 스기노 기세이는 1930년대 중반 사찰 고토쿠인에 기증했습니다.

100년 만의 관월당 반환은 게이오 대학의 고고학 교수이자 승려인 사토 다카오 고토쿠인 주지의 결단이었습니다.

[사토 다카오/고토쿠인 주지 : (관월당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물임을 알게 됐습니다. 문화재를 원소유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기도 해서 (반환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고토쿠인 측은 건물 해체와 이동 비용도 모두 부담했습니다.

[최응천/국가유산청장 : 관월당의 귀환은 단순한 반환을 넘어 문화유산을 매개로 한 국가 간의 신뢰와 공감이 이루어 낸 상징적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관월당의 원래 위치는 경복궁 외곽 송현동이나 통의동이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반환된 부재의 보존 작업과 함께 원위치에 대한 조사를 벌여 복원 장소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김윤성, 영상제공 : 고토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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